출산을 2개월여 앞두고 있는 주부 윤모(29ㆍ서울 송파구)씨는 대부분의 유아용품을 미국의 대표 유아용품 전문 쇼핑몰 ‘다이퍼스(www.diaperse.com)’에서 직접 구매한다. 가장 큰 이유는 품질 대비 저렴한 가격 때문이다.
국내 물가가 매우 점점 비싸지는 반면 지난 3개월여 동안 달러 환율은 꾸준히 떨어졌던 점도 윤씨가 해외 사이트에서 직접 유아용품을 구매하게된 계기 중 하나다. 사이트 내 모든 내용이 영어로 쓰여있고 배송을 받으려면 최소 2주일 이상은 기다려야 하지만 해외 유명 브랜드의 제품을 저렴하게 살 수 있다는 점이 큰 매력이다.
실제로 최근 윤씨는 미국 유명 유아복 브랜드 C사의 바디수트와 티셔츠, 원피스 세벌을 한 벌당 평균 7~8달러에 구매했다. 우리 돈으로 10000원이 넘지 않는다.
윤씨는 “국내 백화점 매장에서 같은 제품을 구입하려면 3배 가량 비싸서 엄두가 안난다. 하지만 해외 사이트를 이용하면 품질과 가격이라는 두마리의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다”고 말했다.
▶‘高물가시대’, 신세대맘은 해외 쇼핑몰 원정간다=하늘 모르고 치솟는 물가에 신세대맘들이 해외 쇼핑몰로 눈을 돌리고 있다. 저렴한 가격에 해외 유명브랜드 유아용품을 구매하기 위해 ‘인터넷 원정’에 나서고 있는 셈이다. 국내 쇼핑몰이나 구매대행 사이트를 이용하지 않고 해외 쇼핑몰에서 직접 구매 하는 일명 ‘해외 직구’가 유아용품 시장에서도 인기를 끌고 있는 것.
해외직구는 중간 마진과 마케팅 비용 등이 빠지기 때문에 국내 판매가보다 평균 20~30%가량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다. 또한 국내에서는 구할 수 없는 해외 브랜드의 제품을 살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직접 배송이 되지 않는쇼핑몰이 대부분이라 배송대행사이트를 이용해야하지만 전체 구매 금액이 150달러를 넘지 않으면 관세가 부과되지 않아 배송비도 1만~2만원 안팎으로 부담이 덜하다.
국내 최대 구매배송대행사이트 몰테일닷컴(www.malltail.com) 에 따르면 자사 사이트를 통해 다이퍼스에서 유아용품을 구매한 건수가 올해 상반기(1-6월) 2만1128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2639건)에 무려 8배 이상 증가했다.
몰테일 관계자는 “올해 상반기 해외 직구매 이용빈도 순위를 봐도 유아용품이 2위를 차지할 정도로 해외 쇼핑몰에서 유모차, 기저귀, 장난감 등 유아용품을 구매하는 경우가 크게 늘었다”고 말했다.
▶高물가도 꺾지 못하는 ‘내 아이는 최고로’ 육아심리=실제로 주요 포털사이트에는 ‘아기사랑 해외직구’ ‘우리 아가를 위한 해외직구’ 등 해외직구와 관련한 정보를 공유하는 카페들이 다수 개설돼 활동 중이다.
이같은 현상의 배경에는 비싼 물가에도 내 아이는 최고로 키우고 싶은 부모들의 심리가 있다. 두살배기 딸을 두고 있는 권모(29ㆍ경기도 부천시)씨는 “아이에게는 좋은 것만 사주고 싶은 게 부모 마음이다. 해외 유명브랜드 옷을 입히고 싶은데 국내 백화점은 너무 비싸니 해외직구를 하게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올해 네살 난 외동 아들을 두고 있는 임모(31ㆍ경기도 고양시)씨는 “물가가 오르면 내가 덜 먹고 안입을 수는 있어도 아이에게 입히고 먹일 것을 줄이기는 쉽지 않다. 엄마들의 이런 마음이 해외 쇼핑몰을 찾는 가장 큰 이유일 것”이라고 털어놨다.
<박수진 기자@ssujin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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