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주가 슈퍼마켓의 의약외품 판매를 계기로 업황 회복 기대와 가격 매력이 한꺼번에 부상하고 있다. 다만 기대감이 실제 숫자로 나타나기 전까지는 섣부른 기대감만으로 접근하지 말라는 신중론도 있다는 점은 유념할 대목이다.
최근 한달새 유가증권시장 제약업종지수의 수익률은 정부의 강력한 약가 인하 정책으로 인한 내수 처방 시장의 약세와 주요 업체의 실적 둔화 우려로 코스피를 0.2%포인트 밑돌았다. 하지만 변화의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5월 전체 원외처방 조제액은 전년 동월비 9.7%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영업일수를 고려한 일평균 처방 조제액도 4.3% 증가해 양호했다. 상위업체의 실적 부진도 점차 완화되고 있다. 10대 제약사 원외처방액은 7.2% 성장했다.
특히 증권사들은 최고 투자 유망주로 동아제약을 꼽고 있다. 대표 제품인 박카스가 일반의약품에서 의약외품으로 전환돼 이르면 8월부터 슈퍼마켓 등에서도 판매되기 때문이다. 하태기 SK증권 연구원은 “박카스 슈퍼마켓 판매는 중단기 매출 증가 요인”이라며 ‘매수’의견과 목표가 14만원을 유지했다. 이밖에도 녹십자와 종근당, 대웅제약, 셀트리온 등도 증권사들의 유망주 리스트에 올라있다.
김혜림 현대증권은 연구원은 “최악의 상황은 벗어나고 있다”면서 제약업에 대한 ‘비중 확대’ 의견을 유지했다. 김 연구원은 “하반기 기저 효과와 신제품 출시에 따른 내수 실적 개선, 수출 증가, 신약 개발 등으로 점진적인 이익 모멘텀의 회복이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이승호 하이투자증권 연구원도 “5월 영업일수 부족에도 원외처방액의 증가는 주목할만한다”면서 “기저 효과 및 신제품 효과 가시화로 원외처방액 시장의 점진적인 회복이 기대된다”고 분석했다.
반면 아직 신중론도 여전하다. 이혜린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처방시장 성장률은 양호한 수치로 나타났으나 영업일수 기준 성장률은 3~4월과 유사해 회복을 말하기는 이르다”면서 제약업종에 대한 ‘중립’ 의견을 유지했다. 이 연구원은 이어 “강도 높은 리베이트 조사 및 추가적인 약가 인하 가능성, 2분기 실적 부진 등이 여전히 부담 요인으로 남아있다”고 지적했다.
배기달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정부의 리베이트 규제로 신제품의 시장 침투가 예전만 못한 상황이고, 일부 일반의약품의 약국 외 판매도 제약업종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며 “2분기 실적이 눈에 띄게 개선될 가능성은 적어 제약업종에 대해 ‘중립’의견을 유지한다”고 밝혔다.
<김영화 기자@kimyo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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