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금흐름·부채비율 양호
태양광 투자도 대형 호재
절대저평가주로 분류되는 KCC가 여의도 증권가에서 ‘왕따’를 당하고 있다. 무려 2조원의 태양광 및 LED 투자를 발표한 지 일주일이 다 되도록 제대로 된 보고서 하나 나오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KCC 주가는 지난 15일 2015년까지 2조원을 투자해 LED용 사파이어 기판과 태양전지용 실리콘 기판을 생산하는 최첨단 시설을 만들겠다고 공시한 이후 주당 31만4000원에서, 21일 35만원까지 11.46%나 급등했다. 하지만 증권사에서 이와 관련해 나온 보고서는 없다. 21일 S&P가 “향후 재무개선 여력은 제한되겠지만, 그렇다고 재무상태를 크게 약화시키지는 않을 것”이라며 “이번 투자에 따른 신용등급 영향은 없다”는 보고서를 내놓은 게 전부다.
실제 KCC는 매년 3000억원 이상의 플러스(+) 영업현금흐름이 발생하고 있으며, 폴리실리콘 투자완료로 인해 투자활동으로 인한 현금흐름은 지난해 크게 개선됐다. 작년 말 기준 부채는 6084억원으로 자본총계(5조7857억원)의 10.5%에 불과하며 현금 및 현금성 자산만도 5000억원에 달한다. 따라서 향후 4년간에 걸쳐 2조원의 투자 여력은 충분한 상황이다.
웬만한 기업들이 이만한 상황이면 증권사 보고서가 쏟아지는 게 보통이지만, KCC는 전혀 그렇지 않다.
익명을 요구한 증권사 연구원은 “KCC의 경우 우량기업이 분명하지만, 대주주 지분율이 50%에 육박하다 보니 주가에 대한 관심이 크지 않다. 기업내용에 대한 정보제공도 비슷한 규모의 다른 대기업에 비해 상대적으로 보수적이다 보니 보고서를 쓰기가 쉽지 않다”고 귀띔했다.
하지만 증권사의 이 같은 시큰둥한 반응에도 불구하고 KCC의 투자매력은 그 어느 때보다 높아진 상황이다. 3조6000억원대 시가총액은 작년 말 기준 순자산 대비 63% 수준이다. 작년 말 주당순이익(3만2770원) 대비 PER는 10배를 조금 넘을 뿐이다.
당장 현대중공업, 현대자동차, 현대모비스, 현대산업개발, 현대상선, 만도 등 보유 중인 범현대가(家) 주식들의 시장가치만도 3조원을 넘는다. 또 도료 및 건자재, 유리 부문의 수익성은 개선 중이고, 특히 대규모 투자가 이뤄진 폴리실리콘 부문과 향후 태양광기판 부문은 시너지가 날 수 있다. 도료 및 건자재라는 기존 사업에 태양광에너지라는 신성장 동력을 갖추는 셈이다.
지난 16일 이후 조용히 주가상승을 주도한 게 외국계란 점도 긍정적이다. 최근 4거래일 동안 가장 많은 순매수를 기록한 창구는 모건스탠리, UBS, CLSA, 비엔피 등이다.
한편 올 들어 KCC 관련 리포트를 낸 하나대투증권(55만원), 하이투자증권(50만원), KTB투자증권(48만원) 등의 목표주가는 50만원 안팎이다. 증권사 전체 목표주가 컨센서스도 46만원으로 향후 12개월 내 현 주가 대비 30% 이상 높다. KCC의 사상 최고가는 2007년 10월 말 기록한 69만3000원으로 현 주가 대비 배 수준이다.
홍길용 기자/ kyhong@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