랩어카운트 열풍과 펀드환매 충격으로 우후죽순처럼 늘었던 자산운용사들의 경영성과가 크게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10곳 중 4곳은 적자를 면치 못했다.
금융감독원이 4일 발표한 80개 자산운용사의 2010 회계연도 1∼3분기(4~12월) 당기순이익은 총 3369억원으로 전년 동기(3831억원)보다 12.1%(462억원) 감소했다. 영업이익도 4203억원으로 17%(863억원) 급감했다. 가장 큰 수익원인 주식형 펀드에서 자금이 유출되면서 영업수익은 2.6%(2.6%) 줄었지만, 영업비용은 인건비 등 판매관리비 상승에 따라 6.9%(529억원) 늘었다. 전체 80개 자산운용사의 38.8%에 해당하는 31개사(국내 21개, 외국 10개)가 적자를 냈다. 이들 중 12개사는 2009년 이후에 설립된 신설사다.
운용사별로는 미래에셋자산운용(1010억원)을 포함해 미래에셋맵스 (459억원), 신한BNP파리바(294억원), 한국(242억원), KB(233억원) 등 상위 5개사가 전체 순이익의 66.4%를 차지했다. 특히 미래에셋자산운용과 미래에셋맵스 등 미래에셋 계열이 거둔 순이익은 1469억원으로 업계 전체의 43.6%를 기록했다
반면 유진자산운용은 작년 4~12월 당기순손실이 77억원에 달해 전체 자산운용사 중 적자 규모가 가장 컸다. 골드만삭스자산운용도 65억원 적자를 냈고 와이즈에셋(-48억원), 마이애셋(-39억원), 프랭클린템플턴(-34억원), 맥쿼리삼천리(-24억원), 더커(-21억원) 등도 적자를 면치 못했다. 전년 동기 흑자를 냈던 도이치자산운용은 14억원 적자로 돌아섰다.
자산운용사의 재무건전성 지표인 평균 영업용순자본비율(NCR)은 작년 말 497.3%로 같은 해 3월 말 506.1%에 비해 8.8%포인트 하락했다. 150% 미만 적기시정조치 대상은 없었고, 아쎈다스자산운용이 3,102.3%로 가장 높고 와이즈에셋자산운용이 162.1%로 가장 낮았다.
한편 지난해 4~12월 주가 상승으로 펀드 환매가 계속되면서 주식형펀드에서는 8조원에 달하는 자금이 빠져나갔다. 단기금융펀드에서도 15조6000억원이 감소했다. 펀드순자산액(NAV) 역시 작년 3월 말 329조3000억원에서 12월 말에는 318조6000억원으로 10조6000억원(3.2%) 줄어들었다.
<홍길용 기자 @TrueMoneystory>
kyhong@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