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화재는 뒤늦은 진출에도 베트남 현지에서 단기간에 놀라운 성과를 내고 있는 대표적인 한국 금융회사다. 2002년 베트남에 진출해 7년 만인 2009년 시장 점유율 1.2%를 기록하면서 1996년 진출한 도쿄해상(1.4%)의 뒤를 바짝 뒤쫓고 있다. 삼성화재는 영업을 확대해 올해 안으로 외자계 손해보험사 중 시장 점유율 1위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승현 삼성화재 베트남법인장은 “국내 금융회사 중 현지에서 시장 점유율 1%를 넘어선 곳은 하나도 없다”며 “향후 자동차보험 판매 비중 확대 등 성장성과 수익성을 함께 확보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대한생명은 베트남에서 가장 의욕적으로 현지 금융화에 앞장서는 금융회사로 손꼽힌다.
호찌민법인은 현재 베트남 주요 도시에 4개의 지점을 개설하고 현지인을 상대로 보험 영업을 강화하고 있다. 총 영업조직원 수는 4400명에 달하고 전속 설계사 수만도 500명에 이른다. 아직은 초기 수준에 불과하지만 현지 법인장의 의욕은 대단하다.
현정섭 대한생명 법인장은 “이직이 잦고 금융 시스템의 부재가 고민거리이기는 하나 영업조직 확충에 우선순위를 두고 있다”고 말했다. 은행 가운데는 기업은행의 단기 성과가 놀랍다. 기업은행은 포스코 등 국내 진출 기업을 상대로 활발한 영업을 전개해 지점 개점 1년여 만에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올 1월에는 중소기업을 위해 원화 경상거래를 실시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원화 경상거래는 외환거래 당사자 간 결제대금을 원화로 지급, 영수하는 거래다. 대상 업무는 원화 예금거래는 물론 원화 수출 및 원화 수입거래, 원화 송금거래로 한국과 수출입거래를 하는 기업들에 유용한 서비스로 평가받는다.
한편 베트남은 현지 금융을 추진하는 데 있어 진출에서 정착 때까지 크고 작은 걸림돌이 적지 않다는 평가다.
오강묵 신한비나 부행장은 “직원들을 선별해 뽑고 있지만 경쟁사에서 10만동(약 6000원)을 더 높이 제시할 경우 이직하는 경우가 태반”이라며 “교육을 통한 전문인력 양성이 어려운 실정”이라고 말했다.
사고와 문화의 차이로 고객 서비스에 대한 혁신이 어렵다는 것도 한계다. 신한비나의 경우 무엇보다도 현지 직원들을 많이 채용하는 것이 현지화를 위한 우선 전략으로 채택하고 있다.
신한비나의 경우 더 나아가 현지 지점장을 현지인으로 채용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이 밖에도 도로, 항만, 교통, 전력 등 사회 기반의 인프라 부족은 물론 일부 관료집단의 부정부패, 안일 무사한 행정 처리와 지연, 금융제도 및 시스템 취약에 따른 물가와 환율 불안 등도 극복과제로 지적됐다.
김양규 기자/ kyk74@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