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기준금리는 어떻게 될까
되레 경기둔화 부채질 우려동결이냐 인상이냐 딜레마
‘물가를 고려하면 인상인데, 대외 악재를 생각하면….’
2월 소비자물가가 27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오는 10일 열리는 금융통화위원회의 ‘3월 기준금리’ 결정에 시장의 관심이 쏠린다. 치솟은 물가를 생각하면 기준금리가 당연히 인상되어야 하는데 최근 진정 기미를 보이지 않는 중동ㆍ북아프리카 사태를 고려하면 그게 쉽지 않다. 시장에서 동결 가능성을 버리지 못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그래서 이번 금통위의 판단은 기준금리 인상으로 최근 불안한 물가가 통제될 것이냐에 초점이 맞춰진다. 금리 인상으로 인플레이션 기대심리를 진정시킬 수 있느냐의 여부다. 하지만 문제는 유가 급등같이 공급 측면에서 촉발된 물가상승 압력은 금리에 비탄력적이다. 오히려 경기 둔화의 부작용만 부추길 수 있다. 금리 결정이 어려운 이유다.
박혁수 현대증권 채권분석팀장은 2일 “소비자물가 상승을 고려할 때 3월 금통위도 금리 인상 명분이 확고한 반면 대내외 불확실성으로 인상과 동결 가능성을 모두 열어둘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전문가들의 예상도 “인상해야 하는데 동결의 가능성도 열어둘 수밖에 없다”는 내용으로 비슷하다.
하나대투증권은 이날 보고서에서 “물가가 높다고 금통위가 반드시 금리를 인상하는 것은 아니다”며 “지금 상황은 중동사태가 더 큰 변수”라고 지적했다.
HSBC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시장 컨센서스보다 더 높았고 수출이 상대적으로 견조한 만큼 이달 기준금리 인상 쪽에 무가를 둔다”며 “다만 중동사태가 어떻게 진전되느냐에 따라 동결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
HSBC는 이어 “한국의 2월 수출이 예상보다 더 강했지만 최근 국제유가 상승세는 수출에 큰 문제가 될 수 있다”며 “에너지 가격에 민감한 경제구조를 가지고 있어 유가가 더 오른다면 무역수지도 구조적인 적자로 돌아설 수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ING는 “2월 한국의 증가율이 전년 동월 대비 17.9%로 시장 컨센서스를 넘어섰다”며 “따라서 금통위는 최근 유가 상승 등으로 인한 성장 둔화 우려를 덜 수 있을 것이며, 금리 인상 가능성도 더 높아졌다”고 진단했다.
신창훈 기자/chunsim@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