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 투자에도 혈액형 별 스타일이 있다.
IBK투자증권은 24일 북아프리카 정정 불안이 완화되면 외국인, 보험ㆍ연금, 개인 순으로 주식 순매수에 나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외국인은 매사에 세심하고 꼼꼼한 A형, 연금ㆍ보험은 자기 주관이 뚜렷한 B형, 개인은 활달한 O형 스타일이기 때문에 매매 스타일에도 특징을 보인다는 분석이다.
박승영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밸류에이션(가치평가)이 싸야 주식을 사는 외국인은 전형적인 A형”이라며 “외국인은 국내 주식시장의 주가이익비율(PER)이 9.5~10.0배 수준에서만 국내 주식을 사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지난 2003년 하반기부터 1년간 외국인은 국내 시장에서 26조원가량을 순매수했지만, 2006년 한국 시장의 PER가 10배를 넘어서기 시작하자 주식을 팔기 시작했다. 또 지난 2007년 국내 주식시장의 PER이 12배를 넘어서면서부터는 순매도 강도를 높이기도 했다.
2009년 외국인은 국내 주식을 다시 순매수했는데, 이 기간 예상 PER가 12배를 웃돌았지만, 이는 금융위기 이후 이익 추정치가 후행적으로 조정됐기 때문이라고 박 연구원은 설명했다.
O형에 해당해 고성장을 사는 개인 투자자들은 12개월 기준 주당순이익(EPS) 증가율이 상승하는 국면에서 주식을 순매수하고 증가율이 하락하는 구간에서 주식을 파는 패턴을 보였다.
여기에 정해진 기간에 달성해야 하는 수익률이 정해져 있는 보험ㆍ연금 등은 주관이 분명한 B형 스타일에 속한다는 평가를 받았다.
박 연구원은 “보험ㆍ연금은 채권만으로 목표 수익률을 달성할 수 없을 때 이를 채우려고 주식에 투자한다”고 설명했다.
또 연기금과 보험은 지난 2005년 들어 본격적으로 주식을 순매수하기 시작했는데, 이 기간 3년 만기 국채 수익률은 대부분 5% 아래에 머물렀으며, 특히 금리가 4% 대에 머물렀던 지난 2010년에 연금과 보험은 모두 9조 5000억원을 순매수했다고 덧붙였다.
무엇보다 이런 스타일로 인해 리비아를 비롯해 북아프리카 정정 불안이 완화되면 이익 추정치 하향 우려가 가시면서 국내 증시의 저가 메리트가 부각될 수 있으며 이 경우 외국인이 순매수로 전환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망됐다.
또 금리가 빠르게 반등하지 않으면 보험ㆍ연기금 등이 부족한 수익률을 만회하기 위해 주식을 매수할 것으로 보이며, 올해 이익 추정치가 추가로 높아지려면 뚜렷한 경기 모멘텀이 부각돼야 하기 때문에 개인이 순매수로 전환하는 시기는 가장 늦을 것으로 예상했다.
<허연회 기자 @dreamafarm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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