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등기임원의 보수한도가 2년 연속 줄었다. 특히 이건희 회장을 비롯해 윤종용ㆍ이학수 전 부회장, 김인주 전 사장 등 ‘빅3’가 퇴임한 2008년부터 줄곧 줄어드는 추세다. ▶표 참조
삼성전자가 22일 공시한 정기주총 이사보수한도액은 일반보수 220억원, 장기성과금 150억원 등 370억원이다. 지난해 일반보수 220억원, 장기성과금 300억원과 비교하면 성과보수만 깎인 셈이다. 장기성과금은 2005년 폐지된 스톡옵션을 대체하는 제도로, 연도별 사업성과에 대한 보상을 3년간 나눠서(1년차 50%, 2ㆍ3년차 각 25%씩) 지급하는 방식이다. 따라서 보수한도로만 따지면 크게 줄었다고 단정짓기는 어렵다.
그런데 지난해 실제지급한 보수가 전년 대비 크게 감소한 이후 보수한도 하향조정이 이뤄졌다는 점이 눈에 띈다.
2010년 9월 말 기준 사내이사 보수 실지급액은 1인당 12억원에 불과하다. 꼭 1년 전인 2009년 9월 말 사내이사 1인당 78억원을 지급한 것과 비교하면 엄청난 차다. 2009년 말까지 삼성전자 사내이사 4인은 1인당 108억원을 받았다. 비슷한 비율로 2010년 말 기준 지급액을 추정하면 16억~17억원에 불과하게 된다. 추정이 맞다면 한도를 떠나 실제 지급한 급여가 크게 줄어드는 셈이다.
삼성전자 사내이사 보수는 이 회장과 함께 빅3 등이 모두 등재돼 있을 때 정점을 기록했다.
헤럴드경제가 삼성전자로부터 입수한 자료를 보면 사내이사 6명은 2006년 1인당 평균 43억원을, 2007년에는 사상 최대치인 133억원을 받았다. 2007년에는 스톡옵션보상가로도 653억원이 책정됐던 만큼 이 회장을 제외한 5인의 사내이사가 가져간 보수는 이보다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스톡옵션보상지출은 2008년 100억원을 끝으로 없어졌다. 최근 5년 내 삼성전자 사내이사로 등재된 사람 가운데 작년 9월 말 현재 미행사 스톡옵션 물량이 남아있는 이는 없다.
그런데 이 회장과 빅3가 사내이사에서 빠진 2008년부터 사내이사 보수는 크게 줄어든다. 2008년 사내이사 1인당 보수는 47억원으로 전년 대비 절반 이하로 줄었다. 2009년 1인당 108억원이 지급돼 다시 늘어나는 듯 했지만, 2010~2011년 다시 크게 줄어들 가능성이 높아졌다. 삼성전자의 경우 비등재 임원의 보수체계도 사내이사 보수체계와 연동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최근 5년간 줄곧 사내이사직을 유지한 현직 최장수 등기임원 이윤우 부회장의 경우 2006년 이후 평균치만 받았더라도 약 350억원 가량을 급여로만 받아온 것으로 추정된다.
<홍길용 기자 @TrueMoneysto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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