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외자운용원 신설을 계기로 외환보유액 운용 패러다임 전환을 모색하고 있다.
외환보유액 운용의 전문성을 높이기 위해 외부 전문가 영입을 적극 추진하고 운용 방식에도 다소 변화를 줄 것으로 예상된다.
23일 한은에 따르면 외자운용원은 다음달 4일께 정식 출범할 예정이다. 현행 외화자금국이 확대 개편되는 외자운용원은 산하 부서가 종전 2개(실)에서 3개(부)로 늘어나고 국(局)에서 원(院)으로 격상되는 만큼 자율성도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원장과 간부직원을 대외 공모를 통해 선발하고, 원장의 대우를 경제연구원장(현 금융경제연구원장) 수준으로 높여 개방성과 전문성을 높인다는 방침이다. 한은은 외자운용원의 전문성을 고려해 직원의 순환근무 주기를 늘리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개방성과 자율성이 주어지는 만큼 안정성과 유동성을 기본으로 하되 수익성이 좀 더 강조되는 쪽으로 외환보유액 운용 행태가 변화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한은 관계자는 “외환보유액이 어느 정도면 적정하다고 컨센서스가 모인 것은 없지만, 유동성을 확보했다면 조금 더 고위험(하이리스크) 수익 사업을 할 수 있지 않으냐는 의견도 있다”며 “외자운용원은 이러한 가능성에 대비한 틀(프레임)을 만든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나라의 외환보유액 규모는 2008년말 2012억달러에서 지난달말 2960억달러로 급증하면서 사상 첫 3000억달러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외환보유액 구성 비중은 국채와 정부기관채 등 유가증권이 91.9%를 차지하고 있으며, 이중 미국 국채의 비중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의 운용원칙이 크게 흔들리진 않을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어찌됐든 외환보유액의 기본은 안정성과 유동성이기 때문이라는 것. 한은의 다른 관계자는 “달러화 외에 엔화, 유로화 등으로 투자를 다변화하는 것은 지속적으로 추진할 부분이며, 비중이 적은 금 투자도 고려하고 있다”면서 “다만 외자운용원신설 후에도 안정성과 유동성이라는 기본 투자 원칙에는 큰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신창훈 기자 @1chuns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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