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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제유가 하루새 8.6% 급등...마음만 바쁜 정부
리비아 쇼크가 국제유가를 폭등시키며 전세계를 얼어붙게 만들고 있다.

특히 3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가 하루에 무려 8.6%나 오르고, ‘심리적 마지노선’인 배럴당 100달러를 30개월만에 돌파한 두바이유 현물가격도 오름세를 지속하는 등 국제유가는 폭등세다.

이에 에너지의 거의 100%를 수입에 의존하는 우리나라로서는 초비상이 걸렸다.

긴장감이 최고조에 달한 우리 정부는 23일 경제정책조정회의에서 주요 원자재 관련 대책을 집중 논의했다.

하지만 대외발 악재 탓에 관련 대책들은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어 정부를 더욱 곤혹스럽게 만들고 있다.

▶국제유가 폭등세 지속= 22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3월 인도분 WTI가 지난 주말보다 7.21달러(8.6%) 오른 배럴당 93.57 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2년 반만에 최고수준이다. 런던 ICE 선물시장의 4월 인도분 브렌트유도 2.7%나 올라 배럴당 108.57 달러에 거래됐다. 전날 배럴당 100달러를 넘긴 두바이유 현물가격도 3.36달러 상승한 배럴당 103.72달러를 기록했다.

안전자산 매수심리로 금 가격은 4월물이 12.50달러(0.9%) 오른 온스당 1401.10달러를 기록했고, 은 가격도 지난 주말보다 1.8% 오르며 31년만의 최고치 기록을 다시 경신했다.

사태가 심각해지자 다나카 노부오 국제에너지기구(IEA) 사무총장까지 나서 국제유가 급등에 강한 우려를 표명했다. 그는 “올해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대를 유지하면 세계경제에 주는 부담은 엄청난 경제위기였던 2008년 만큼이나 나쁠 것”이라며 “국내총생산(GDP) 대비 원유지출 비용이 5%에 달하면 경제 회복에 심각한 타격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정부 대책마련 분주..대외악재에 한계= 이날 경제정책조정회의에선 각 부처별로 원자재 동향 및 대책 등과 관련해 관계부처 합동으로 무려 6개 안건을 다뤘다.

우선 조달청은 주요 원자재 비축목표를 ‘국내 수입수요의 60일분’으로 획일적으로 운영하던 것을 수요에 따라 차등화하기로 했다.

구리와 코발트, 인듐 처럼 중소기업의 수요비중이 크고 공급 장애 가능성이 높은 원자재는 목표재고량을 60일에서 80일이나 70일로 늘리고 반면 실리콘 등 주로 대기업이 사용하는 품목은 60일보다 축소하는 방안이다.

또 주요 20개국(G20) 차원에서는 작년에 이어 올해도 우리나라가 프랑스와 함께 에너지 가격변동성 워킹그룹의 공동의장을 맡은 만큼 프랑스와 긴밀히 협조할 계획이다.

이날 경제정책조정회의에서 윤증현 재정부 장관은 “물가를 둘러싼 국내외 환경이 대단히 비우호적”이라며 국제유가 상승에 강한 우려를 표명했다. 하지만 정부의 대책은 석유ㆍ통신요금 인하, 단기 수급안정, 관세인하, 정보공개확대, 유통구조 개선 등으로 대외발 악재의 큰 파고를 넘기에는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다.

<김형곤 기자 @kimhg0222> kimh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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