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대도 전원생활을 소망하는 이들 가운데 일정 수입을 얻기 위한 방편으로 전원주택을 짓고 펜션으로 운영해보겠다는 사람들이 많다. 이에 대해 펜션을 운영하고 있거나 운영해본 경험이 있는 선배들은 “신중하게 생각하라”고 충고한다. 펜션은 철저하게 계획하고 준비하지 않으면 실패할 확률이 높다. 실패한 펜션은 나중에 급매물로 내놔도 잘 팔리지 않는다. 만약 그래도 해보겠다면 “많은 돈을 벌겠다는 욕심은 버려라”고 조언한다. 원래 목적한 전원생활을 즐기면서 ‘+알파’를 얻겠다는 마음가짐으로 임하라는 것이다.
펜션의 정식 명칭은 ‘농어촌 민박’이다. 정부가 주업인 농어업 소득 외에 농어촌 민박 운영을 통해 번 연간 1200만원까지는 세금을 물리지 않고 가외소득으로 인정해준다. 전원주택을 지어 펜션을 할 수 있고 이때 펜션은 곧 민박이다. 단, 관광진흥법 상의 관광펜션의 경우에는 정식 숙박허가를 받아야 한다.
굳이 차이점을 들자면, 민박은 기존 농가주택의 빈 방을 빌려 주는 개념이고, 펜션은 전원주택을 좀 더 사업적으로 접근해 지은 고급 민박이라고 할 수 있다. 전원주택을 짓고 살면서 펜션을 운영하기 위해서는 별도 허가는 필요 없고 민박지정만 받으면 된다. 이 때 주택의 면적은 230㎡(70평) 이하여야 한다. 이 면적에는 주인이 사는 집을 포함한다. 230㎡를 초과하는 큰 펜션은 정식으로 숙박업허가를 받아야 한다. 230㎡ 이하의 전원주택으로 펜션을 운영한다면 집 주인이 생활하는 공간을 빼면 실제 임대 가능한 방은 3~4개 정도다.
전원주택을 지어 펜션으로 운영하고자 할 때, 많은 돈을 들이기보다는 가급적 건축비 등 초기 투자비는 줄이고 차별화된 테마로 승부를 거는 것이 바람직하다. 투자액이 적으면 그만큼 투자대비 수익률은 높다. 홍보도 무료인 카페나 블러그를 적극 이용한다. 물론 이 경우 차별화한 아이템을 인터넷을 통해 두루 홍보해야 하기 때문에 시간이 오래 걸리고 끈기도 필요하다.
좀 더 전원생활 쪽에 무게를 둔다면, 일단 가족이 생활할 작은 본채를 지은 뒤 그 옆에 별채로 소형 이동식 주택 1~2동을 얹어 운영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최근 들어 시골생활 체험이나 요양을 위해 단기 임대를 원하는 수요도 있어, 어떻게 아이디어를 내어 운영하느냐가 중요하다.
만약 사업으로 펜션을 운영하려 한다면 접근 방식부터 완전히 달라야 한다. 우선 입지는 수요가 몰리는 관광지 주변이나 스키장 주변 등을 택한다. 건축을 할 때도 주인과 손님간의 프라이버시를 고려한다. 펜션 운영자는 다른 펜션들과의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 치열한 노력을 해야 한다. 돈을 들여 홍보하고 운영기술도 필요하다. 서비스도 쉼없이 개선해나가야 한다. 이때는 사실상 전원생활을 즐길 짬이 없다. 여유 자금이 넉넉하고 사업 경험이 없다면 아예 일을 벌이지 않는 게 상책이다.
(헤럴드경제 객원기자,전원&토지 칼럼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