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중반만 되도 문득 밤잠을 깨우는 실직 공포. 어렵게 취업을 해도 몇년 지나지 않아 실직을 걱정해야 하는 게 우리 직장인들의 현실이다.
과연 우리 나라 사람들은 실직에 얼마나 대비하고 있을 까. 흥미로운 조사결과가 나왔다.
글로벌 금융그룹인 씨티은행은 지난 17일 한국을 포함해 아시아ㆍ태평양 지역 11개국 고객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해 ‘씨티 금융지수(Fin-Q)’를 발표했다.
이중 관심을 끄는 부분은 실직대비 저축 상황.
조사결과에 따르면 한국인 응답자들은 평균적으로 실직에 대비해 11주치의 생활비를 저축하고 있다고 답했다. 55%가 현재의 저축액으로 3개월 이상 버틸 수 있다고 했고, 17%는 4주 미만이면 바닥난다고 답했다.
물론 퇴직금 등이 있어 이 보다는 버틸 수 있는 기간이 더 늘 수는 있겠지만, 실직에 대한 대비가 미흡한 게 현실이다.
금융 전문가들은 보통 빚을 지지 않기 위한 가계의 예비 자산으로 봉급생활자의 경우 월 생활비의 3개월치, 자영업자는 6개월치를 모아둬야 한다고 충고한다. 가정을 꾸리다 보면 별일이 다 벌어지는데, 수시로 빼 쓸 수 있는 돈이 그 정도는 있어야 빚을 지지 않고 살 수 있다는 얘기다.
이번 조사 결과는 씨티은행이 지난해 11월 22일부터 12월 22일까지 한달간 각 나라별로 500명씩 총 5500명의 고객을 대상으로 40여개 질문에 대한 온라인 설문을 통해 얻어진 것이며, 95% 신뢰도에 표본오차는 ±4.5%포인트다.
씨티은행은 2007년부터 이 조사를 통해 ‘씨티 금융지수’를 발표하고 있다.
<신창훈 기자 @1chuns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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