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플레 상황에서 섣부른 현금비중 확대는 실질가치 하락의 위험이 크기 때문이다. 다만 지난해와 투자환경이 달라진 만큼 눈높이는 낮추되, 주식 내 유망투자군의 변화에는 능동적으로 대처하라는 주문이다. 증시 주변 전문가들이 제시하는 5가지 화두와 이에 대한 답변을 정리했다.
①외국인 왜팔까
수익낸 자산 선진국에 투자 움직임
②코스피 더추락?
국내펀드 1兆 유입…급락은 제한적
③주식값 저평가?
이익 증가율 선진국보다 낮아 싸지않다
④회복은 언제쯤
1분기 실적 윤곽 잡히는 3월말 유력
⑤어떤 종목살까
눈높이 낮추고…자동차·화학등 주목
▶외국인들 왜 이러나=포트폴리오 재조정(rebalancing)이다. 지난해 신흥국 투자자산에서 수익이 크게 나면서 자산 내 비중이 높아졌다. 그런데 올해는 신흥국의 매력이 선진국에 못 미칠 전망이다. 따라서 수익 난 신흥국 자산을 일부 내다팔아 선진국에 투자하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다만 선진국 내 안전자산에서 위험자산으로 자금이동도 함께 이뤄지는 점은 위안이 된다. 이는 외국인 전체 주식자산의 ‘파이’를 키워 신흥국 비중의 축소 폭을 제한할 수 있다.
▶KOSPI 더 떨어지나=외국인들의 리밸런싱으로 코스피가 고점 대비 7% 하락했지만, 추가하락 폭은 제한적일 가능성이 크다. 장기추세선인 120일선이 1950선에서 지지력을 발휘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외부 돌발변수로 일시적으로 1900이 위협받을 수 있지만, 추세적으로는 1900선 위에서 박스권을 형성하는 지수흐름 예측이 대부분이다. 외국인 매도 속에서도 2월 들어 국내주식형펀드에 1조원 가까운 자금이 순유입된 점도 추가급락 가능성을 줄여주는 요인이다.
▶KOSPI 싸졌나=최근 주가 급락으로 코스피의 12개월 예상PER는 10.1배로 하락, 과거 5년 평균(10.5배)을 소폭 하회하고 있다. 하지만 올해 기업이익(EPS) 증가율이 12.4%로 선진국 평균 15.3%보다 낮다. 따라서 싸다고 하기도 어렵다.
PBR(주가순자산비율) 역시 절대수치는 1.46배로 신흥시장 평균(1.72)보다 낮지만, 지정학적위험과 외환시장의 높은 변동성 등 위험할인요소를 고려해야 한다. 이전 고점이었던 2007년 11월 당시 PBR도 1.4배를 크게 넘지 않았다.
▶언제 나아지나=기업이익에 대한 확인이 필요하다. 1분기 기업실적 윤곽이 잡히는 3월 말~4월 초가 유력하다. 기업이익이 견조한 흐름을 보일수록 ‘U턴’하는 외국인이 늘어날 수 있다. 증시 발목을 잡고 있는 인플레 문제도 이때쯤이면 가닥이 잡힐 수 있다. 3월 금통위를 거쳐, 올해 금리인상이 물가에 미치는 효과를 확인할 수 있는 시기다. 국제유가를 자극해 국내 경제 펀더멘털을 위협하고 있는 중동발 정치 이슈도 이때쯤이면 가닥이 잡힐 가능성이 크다.
▶투자전략은 어떻게=일단 눈높이를 낮추고, 이익 전망은 견조하지만 최근 낙폭이 컸던 업종에 대한 분할매수가 추천됐다. 공통된 핵심 업종은 은행, 자동차, 화학이다. 견조한 이익흐름이 확실시되는 만큼 1분기 실적발표가 악재가 될 가능성이 가장 낮기 때문이다. 1분기를 기점으로 바닥탈출 가능성이 높은 IT에 대한 선취매 전략을 권하는 전문가도 적지 않다. 원화강세 위험 헤지를 위한 해외투자 확대 시 대상으로는 독일ㆍ미국 주식이나, 신흥시장 회사채가 꼽혔다.
홍길용 기자/kyhong@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