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일 코스피는 나흘째 하락 행진을 이어가며 1970선까지 밀려났다. 전문가들은 지수의 추가 하락폭은 제한적이고 1900선에서 강한 지지가 예상되나 뒷심이 약한 ‘전약후강’ 장세와 부진한 거래, 외국인 매도 등을 감안할 때 바닥 확인 과정이 좀더 이어질 것이라고 보고 있다.
전일 코스피는 장초반 오름세로 출발했지만, 상승분을 지켜내지 못하고 1970선대로 밀려났다. 이같은 ‘전약후강’ 장세의 빈도가 최근 부쩍 많아지고 있다. 투자심리의 급랭을 시사하는 부분이다. 급락 종목도 급증 추세다. 지난 17일 현재 코스피 200기업 중 최근 2개월 고점 대비 주가가 15% 이상 하락한 종목수의 비율이 42.4%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박성훈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과거 코스피의 양봉(종가>시가) 발생 비율이 낮았거나 급락 종목이 급증했던 국면에선 지수의 단기 저점 확인 이후에도 곧바로 상승 추세로 복귀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바닥 다지기 과정이 좀더 이어질 것이란 얘기다. 당분간 지수 반등의 열쇠를 쥔 외국인의 적극적인 순매수 전환 기대는 어렵다는 전망도 이같은 분석을 가능케 한다. 대신증권은 긴축 중국 경기 선행지수가 반등하는 이르면 3월말께 최근 선진국으로 이동중인 글로벌 자금의 신흥 시장 복귀를 예측했다. 그때까지 국내 유동성이 얼마나 버텨줄지가 관건이다.
물론 전문가들은 최근의 지수 하락을 두고 추세적인 약세장의 전조라기 보다는 상승장에서의 건전한 조정 과정으로 보고 있다. 고점 대비 약 10% 빠진 1900포인트 정도에서 이번 조정이 마감, 추가 낙폭은 제한적일 것이란 분석이다.
박 연구원은 “120일선이 위치한 1차 지지선인 1945선을 지키지 못한다고 해도 물량 소화를 거치며 2000선 돌파의 교두보였던 1900선 초반에서 강력한 지지력을 기대해 볼 만하다”면서 “추가 하락시 매도 보다는 주요 지지권에서의 저점 분할 매수 전략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인플레이션을 감안한 업종별 접근이 유효하다는 분석이다.
이재만 동양종금증권 연구원은 “물가가 증시를 지배하고 있어 절대적인 가격 부담이 낮은 업종 중 최근 선전중인 철강, 미디어ㆍ엔터, 항공, 통신장비 업종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승재 대신증권 연구원은 인플레이션 수혜주인 철강과 ITㆍ자동차, 보험 업종의 비중을 확대하고, 피해주로 구분되는 유통ㆍ섬유, 건설, 증권 업종의 비중을 축소할 것을 권했다.
<김영화 기자 @kimyo78>
bettykim@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