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상보다 심각한 것으로 전해진 애플 창업자인 스티브 잡스의 병세가 애플뿐만 아니라 경쟁사인 삼성전자 등 국내 관련 기업의 주가에까지 파장을 미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미국의 타블로이드 주간지 내셔널 인콰이어러는 최신호에서 잡스의 최근 사진과 함께 병세가 알려진 것보다 심각하며 6주밖에 못 살지도 모른다고 의학 전문가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잡스가 신병 치료를 위한 병가를 낸 이후에도 자택에서 모든 전략적 지시를 내리고 있다는 회사 측의 발표와는 달리 최근 사진을 보면 병세가 알려진 것보다 훨씬 심각하다는 것이다.
인콰이어러의 이번 보도를 계기로 애플의 향후 진로와 관련한 논란이 다시 한번 부각되면서 삼성전자 등 경쟁사들에도 큰 영향을 미치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 또 다시 나오고 있다.
지난 달 18일 잡스의 병가 신청을 애플 이사회가 승인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미국 나스닥시장에서 애플 주가는 장중 7%가 넘는 급락세를 보였다. 아이폰과 아이패드의 성공신화를 이끌며 제2의 전성기를 맞은 애플이 상징과도 같은 존재인 잡스의 부재로 경영상 큰 타격을 입을 것이란 예상때문이었다.
인콰이어러의 보도처럼 잡스가 살 수 있는 날이 실제로 길지 않을 경우, 애플에 대한 이러한 우려는 더욱 확대될 수 있다는 것이 증시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반응이다.
미국 나스닥시장에서 애플의 주가는 지난 달 18일 ‘애플쇼크’로 340달러 선까지 떨어졌으나 이후 회복세를 보여 이달 16일에는 363달러선까지 올라 사상 최고치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다. 잡스의 병세에 대한 논란이 시장에서 다시 한번 조명을 받으며 민감하게 받아들여질 경우 애플 주가가 단기적인 조정 양상으로 치달을 수도 있다고 전문가들은 진단했다.
잡스 이후의 애플 경영진에 대한 시장의 혹독한 검증과 향후 사업구조 및 모델에 대한 재검토가 진행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는 애플과 경쟁 및 협력관계에 있는 삼성전자 등 국내 전자업계와 디스플레이기업들의 주가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의 경우 애플의 최대 히트상품인 아이폰과 경쟁관계에 있지만 아이폰 등에 주요 부품을 납품하는 가장 돈독한 관계의 협력사다. 삼성전자는 특히 올해 소니를 제치고 애플의 최대 고객으로 부상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애플은 지난해까지 삼성전자로부터 약 50억 달러의 부품을 사들였고 올해는 약 78억 달러의 부품을 사들일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잡스가 없는 애플의 불확실성이 장기화된다면 삼성전자의 주가에도 그다지 좋은 것만은 아니라는 게 증시 전문가들의 판단이다.
신현준 동양종금증권 연구원은 “애플이 미국의 테크지수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워낙 크다 보니 잡스의 공백으로 주가가 밀린다면 국내 IT지수도 타격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애플의 주가가 하락세로 돌아선다면 삼성전자 등의 주가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설명이다. 삼성전자와 함께 애플 아이패드에 광시야각 LCD패널인 ‘IPS 패널’을 납품하는 LG디스플레이 주가도 부정적인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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