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을 고를 때는 무엇보다 땅 구입 목적 및 용도를 분명히 해야 한다. 유유자적한 전원생활을 즐기기 위한 전원주택 용도인지, 아니면 귀농을 해서 농사를 지어 소득을 내야 할 땅인지, 또는 손님들을 끌어들여야 하는 펜션이나 카페 입지인지, 귀농은 아니지만 적당히 농사짓고 전원생활을 누리고자 하는 것인지 등을 우선 정해야 한다. 그래야 나에게 맞는 땅을 구할 수 있다. 그렇지 않으면 쓸모없는 땅을 비싼 값을 치르고 사게 된다.
사실 강
가끔 귀농을 위해 시골 땅을 구하는 사람들조차도 주변 경관을 우선하는 걸 보게 된다. 전원주택지가 휴식의 개념이 강조된 것이라면, 귀농지는 농사짓는데 적합한 땅 이라야 한다. 경관도 뛰어나고 농사도 잘되는 땅이라면 금상첨화겠지만, 사실 이런 땅은 찾아보기도 어렵고 가격도 비싸다. 반대로 아주 싼값에 임야나 오지의 척박한 땅을 사는 경우도 많다. 적은 비용으로 임야를 개간해서 과수원 등을 만든다면 좋겠지만, 이 역시도 호락호락 하지 않다. 개간 비용이 당초 예상보다 훨씬 많이 들어가거나, 개간 후에도 척박 땅으로 남아있는 게 대부분이다.
따라서 시골에서 전원주택지나 귀농지를 구할 때는 너무 경관만 따지지 말고, 가급적 면(面) 소재지나 리(里) 단위 큰 마을을 중심으로 가까운 땅을 고르는 게 좋다. 시골의 면소재지나 리 단위 큰 마을은 학교, 보건소, 약국, 농협 및 마트 등 생활편의시설을 갖추고 있어 생활이 편리할 뿐 아니라 농기계를 빌리거나 비료를 조달하는 등의 농사짓는데도 여러모로 이점이 많다. 또한 다시 도시로 ‘U턴’ 하거나 땅을 팔아야 할 급한 사정이 생겼을 때 현지인들이 선호하는 곳이라 상대적으로 처분하기 쉽다는 것도 장점이다.
물론 부동산도 유행이기에 트렌드를 외면할 수는 없다. 계곡만 끼고 있으면 턱없이 호가가 올라가고, 일부는 거래가 되기도 한다. 실제 살아보면 마을 주변 보다 크게 불편하지만, 어쨌거나 인기가 있는 것은 사실이다. 때문에 이를 완전히 무시할 수는 없다. 실리와 유행사이에서 선택은 소비자의 몫이다.
(헤럴드경제 객원기자,전원&토지 칼럼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