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일동후디스 적발
분유회사에 산부인과는 놓쳐서는 안될 ‘시장’이다. 신생아가 산부인과에서 어떤 분유를 처음으로 접하느냐가 아이의 입맛을 결정하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아기는 유아기 내내 산부인과에서 먹은 ‘고급 분유’를 찾는다. 분유값이 비싸도 엄마들은 같은 분유를 사게 된다. 이런 ‘고착효과’를 노리고 산부인과에 불법적인 리베이트를 제공한 분유업체가 공정거래위원회에 적발됐다.
공정위는 17일 자사 제품 분유를 독점 공급하기 위해 일선 산부인과에 각종 리베이트를 제공한 일동후디스에 대해 시정명령과 함께 31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공정위에 따르면 일동후디스는 2006년 4월부터 지난해 5월까지 산부인과에 현금, 대여금, 또는 물품 등을 제공하는 방법으로 산부인과를 유인해 자사의 조제분유 제품을 독점 공급해왔다.
3년 동안 산부인과에서 발생하는 매출의 3배 이상이나 되는 돈을 리베이트로 썼다.
방법도 다양했다.
병원 증축이나 의료장비 구입 등으로 자금이 필요한 5개 병원에 3% 저리로 돈을 빌려주거나, 8개 산부인과에 약 1억2000만원 상당의 컴퓨터와 TV 등을 무상으로 제공하기도 했다. 현금도 오갔다. 28개 산부인과에 약 6억4000만원의 현금을 직접 제공했다.
공정위 서울사무소 관계자는 “분유업체와 일부 병원 간 유착관계는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지만 이번에는 특히 현금을 제공한 것이 문제가 됐다”면서 “시장 3위업체인 일동후디스가 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다른 업체에 비해 무리하게 리베이트를 제공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조사에 협조했고, 회사의 최근 3년간 경영상태가 좋지 않다는 점등 일부 과징금 감경 사유가 있어 이를 반영했다”고 덧붙였다.
홍승완 기자/swan@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