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원회가 17일 영업정지 조치를 결정한 부산저축은행과 대전저축은행은 5개 저축은행으로 구성된 부산저축은행그룹의 주력이다.
부산저축은행그룹은 자산 기준 업계 1위로 총 10조원에 육박한다. 이 가운데 부산저축은행이 3조7435억원, 대전저축은행이 1조5833억원의 자산을 보유하고 있다.
1972년 부산상호신용금고라는 이름으로 영업을 시작한 부산저축은행은 잇단 부실저축은행 인수로 규모를 키워 부산2, 중앙부산, 대전, 전주 등 4개 비상장 계열사를 거느리게 됐다.
그러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을 지나치게 늘린 게 화근이 되고 말았다. 부산저축은행그룹은 대출자산 가운데 PF 대출이 대부분을 차지할 정도여서 ‘PF 왕국’으로 불려왔다.
부산저축은행의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이날 영업정지 조치를 받은 모 기업 부산저축은행의 경우 지난해 말 현재 PF 대출 잔액이 2조3568억원으로 전체 대출 잔액 3조2814억원의 71.8%를 차지했다.
부동산 경기가 침체에 빠지자 PF 대출의 고정이하 여신비율이 2009년 6월 말 0.37%에서 지난해 말 7.18%로 높아지고, 1개월 초과 연체율이 같은 기간 0.83%에서 35.14%로 급등하는 등 PF 부실이 눈덩이처럼 커진 것이다.
그러면서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이 부산저축은행은 10.11%에서 5.13%로 낮아지고 대전저축은행은 5.46%에서 -3.18%로 마이너스를 기록하는 등 은행의 건전성이 급속도로 악화했다.
현재 대전저축은행은 순자산이 -323억원으로 자본이 잠식된 가운데 예금지급 불능(디폴트) 상태에 빠졌으며, 부산저축은행도 순자산 -216억원으로 예금이 급격히 빠져나가면서 조만간 디폴트에 빠질 것이 확실시된다는 게 금융위의 설명이다.
그룹의 다른 계열사 중에서는 부산2저축은행이 BIS 비율 6.0%이지만 순자산 -125억원의 자본잠식 상태다.
중앙부산저축은행(BIS 비율 3.6%)은 지난해 8월 경영개선 권고를 받아 자체 정상화를 추진 중이며 순자산이 176억원이다. 전주저축은행(BIS 비율 5.6%)도 순자산이 198억원이다.
금융감독원은 이들 3개 계열사에 대한 정기검사를 예정보다 앞당겨 이날부터 착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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