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현재 정기 예·적금 평균 잔액은 808조7천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2009년 같은 기간에 비해 137조원(20.4%) 증가한 것으로, 전년 대비 증가율은 2000년(20.8%) 이후 가장 높았다.
2005년 2.5%에 머물렀던 정기 예·적금 증가율은 2006년 5.0%, 2007년 6.3%, 2008년 12.0%, 2009년 14.9% 등으로 상승 추세다.
특히 2009년부터는 국내 통화량(M2)이나 유동성(Lf)보다 훨씬 높은 증가율을 기록, 시중 자금을 대거 흡수해 온 것으로 나타났다.
한은은 이러한 정기 예·적금 급증 배경에 당국의 규제 효과가 적지 않게 작용한 것으로 풀이했다.
한은 금융시장국 김현기 차장은 “당국의 예대율 인하 목표에 맞추려고 은행권에서 적극적으로 정기예금 수신을 늘렸다”며 “양도성예금증서(CD)나 은행채도 만기가 돌아오면 예금으로 돌리려고 애를 쓴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다만 저금리 등의 영향으로 증가세는 만기가 짧은 상품에 더 집중됐다.
전체 정기 예·적금에서 만기 2년 미만 상품이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90.3%로관련 통계가 집계된 1990년대 이후 가장 컸다.
김 차장은 “외환위기 때 정기 예.적금이 늘어난 이유가 고금리의 매력이었다면,지난해는 낮은 금리에도 유동성이 풍부했기 때문이었다”고 설명했다.
이 밖에 금융위기 이후 기업의 수익이 대폭 증가한 것도 정기예금을 중심으로 수신이 증가하게 된 배경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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