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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인호의 전원별곡]제1부 땅 구하기-(38)내 가족 전원주택지, ‘명품 길’ 주변에서 찾아볼까
제주 올레길이 선풍적인 인기를 끌면서 전국이 ‘걷는 길’ 열풍에 휩싸여있다. 제주 올레길 이후 지리산 둘레길, 북한산 둘레길, 남해 지겟길, 무등산 옛길, 변산 마실길, 경기 남한산성길 등 수많은 ‘브랜드 길’이 탄생했으며, 지금도 계속 만들어지고 있다. 특히 이런 올레길, 둘레길이 새로운 관광자원으로 인식되면서 각 지자체는 물론 중앙 부처도 앞다퉈 조성에 나서고 있다.

빼어난 풍광을 즐기면서 지역의 역사·문화를 배우고 건강까지 챙길 수 있는 올레길, 둘레길 이 지역 관광 명소로 떠오르면서 자연스럽게 주변의 땅값 상승 효과도 가져오고 있다. 이런 명품 길 주변은 전원주택 입지로도 좋다.

도보여행 코스로 각광받고 있는 제주 올레길은 지난 2007년 9월 제1코스(시흥초교에서 광치기 해변, 총 15km)가 개발된 이래, 2010년 8월까지 총 21개의 코스가 개발됐다. 총 길이가 약 350km에 달한다. 각 코스는 보통 길이가 15km 이내이며, 평균 5~6시간 정도 걸린다. 주로 제주의 해안지역을 따라 골목길, 산길, 들길, 해안길, 오름 등을 연결해 조성됐으며, 제주 주변의 작은 섬을 도는 코스도 있다.

대한민국 수도 서울시는 총 길이 202㎞의 내·외사산 연결 산책로 이름을 시민공모를 통해 ‘서울둘레길’로 확정짓고, 오는 2014년까지 역사·문화·자연·경관을 감상하며 걷는 트래킹 탐방코스로 조성한다. 내사산(內四山)은 남산·인왕산·북악산·낙산이고, 외사산(外四山)은 관악산·용마산·덕양산·북한산을 말한다. 서울둘레길은 국립공원관리공단이 운영하는 북한산·불암산둘레길(70㎞)과도 연결된다. 서울시는 2011년에 관악산 코스부터 시범구간으로 개통할 예정이다. 이어 2012년에는 강남구간, 2013년엔 강북구간을 정비하고 연결다리를 설치하는 등 2014년까지 전체 코스 조성을 마칠 계획이다. 국립공원관리공단은 이미 개통돼 큰 인기를 끌고 있는 북한산둘레길에 더해 도봉산 지역 26㎞를 2011년 상반기에 추가 개통할 예정이다.

파주시 교하읍 ‘심학산둘레길’은 파주에서 손꼽히는 인기 산책로다. 짧게는 1시간부터 길게는 2시간 이상 걷기를 즐길 수 있는 ‘심학산둘레길’은 길 주변으로 나무가 빽빽하게 들어서 있어 한여름에도 햇볕에 노출되지 않고 풍부한 산림욕을 즐길 수 있다. 또 야트막한 산 정상에서는 한강과 임진강이 합수하는 교하 지역 일대와 북한의 개풍군 쪽도 육안으로 관찰할 수 있다. 이 심학산 자락에는 이미 SBS전원주택단지를 비롯해 대형 고급 전원주택이 대거 들어서 있다.

서울둘레길 및 북한산둘레길과 관련, 수도권 전원주택지로 관심을 가져볼만한 지역은 파주시 광탄면 일대, 고양시 덕양구 관산·내유·대자동 일대, 양주시 장흥면·백석읍 일대다. 특히 양주의 경우 파주, 고양에 비해 상대적으로 땅값이 저렴하고 선택 폭이 넓은 게 장점이다.

지방의 자치단체들도 각종 ‘브랜드 길’ 개발에 열심이다. 충북 옥천군은 옥천읍·안내면·동이면·안남면 등을 따라 이어진 금강과 대청호 주변에 ‘향수바람 녹색길(25㎞)’ 조성에 나섰다. 제천시는 청풍면·수산면 일대 청풍호반을 중심으로 작은 산기�의 비탈진 땅이란 뜻의 ‘자드락길(53.2㎞)’을 만든다. 자드락길은 청풍호반을 끼고 청풍면 교리 만남의 광장에서 상천리~옥순대교~다불리~청풍문화재단지로 이어진다. 증평군은 증평읍 율리의 좌구산 주변에 ‘거북이 별 보러 가는 길(16.9km)’을 만든다. 괴산군은 산막이 옛길, 괴산댐 뱃길 등이 있는 칠성면과 청천면, 군자산 등을 잇는 ‘군자산 둘레길(80㎞)’을, 충주시는 철새 도래지인 앙성면 능암리·조천리 등에 ‘비내길(10㎞)’을 각각 추진하고 있다. 단양군도 단양읍 적성면·단성면 일대에 ‘남한강변 둘레길(17㎞)’을 만들 계획이다.

앞서 국토해양부는 지난 2010년 7월 동·서·남해안을 걸어서 돌아볼 수 있는 52개소의 해안길(총 505㎞·관련 표 참조)을 선정했다. 지역별로 보면, 제주도는 올레길 코스 등 9개 노선이 최종 선정됐고, 강원 역시 관동별곡 팔백리길 등 9개 노선이 선정됐다. 또 전국에서 가장 긴 해안선(6419㎞/전국의 50%)을 보유하고 있는 전남지역 12개소(128.6㎞)를 비롯해, 경남 5개소(34.3㎞), 경북 4개소(40.6㎞), 부산 4개소(33.6㎞), 경기 3개소(21.9㎞), 인천 2개소(18.4㎞), 울산 2개소(7.6㎞), 충남 1개소(19.6㎞), 전북 1개소(18㎞)가 각각 선정됐다. 국립공원관리공단은 2011년 상반기 중 태안해안국립공원 안에 사구와 바다, 소나무 숲을 이어주는 해안 길을 개통할 예정이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는 낙동강(낙동강원류길+승부역길, 퇴계오솔길, 전통의 유교문화길, 은빛모래길) 한강(꽃벼루재길+골지천길, 두물머리길, 여강나루터길) 금강(무주벼리길, 백제역사 비단강길, 3대포구길+금강하구길) 영산강(담양수목길, 남도식도락길) 섬진강(섬진강기찻길+꽃길) 주변의 아름다운 강변길 13개 코스를 ‘가족과 함께 떠나는 우리江 걷기 여행지’로 선정한 바 있다.

앞으로 제주 올레길 못지않은 인기를 끌 것으로 예상되는 길이 바로 ‘DMZ 길’이다. DMZ(Demilitarized Zone)는 비무장 지대다. 당연히 민간인 출입금지 지역이다. 한국의 DMZ는 서쪽으로 예성강과 한강 어귀의 교동도에서부터 개성 남방의 판문점을 지나 중부의 철원·금화를 거쳐 동해안 고성의 명호리까지 이르는 155마일(약 250km)의 군사분계선(MDL)을 중심으로 남북 2㎞, 약 3억평의 완충지대를 뜻한다. 하지만 휴전 이후 남북 대결과 갈등, 우발적인 충돌이 계속되면서 남북 모두 전진 배치, 2㎞가 되지 않는 곳이 대부분이다.

먼저 김포부터 연천까지 서부전선 DMZ의 남쪽 접경지역을 연결하는 트래킹 코스 ‘평화누리길(182.3㎞)’이 지난 2010년 5월에 공개됐다. 평화누리길은 김포~고양~파주~연천을 지나는 총 연장 182.3㎞의 트래킹 코스다. 지역별로 김포시 3개 코스(38.4㎞), 고양시 2개 코스(25.4㎞), 파주시 4개 코스(56.3㎞), 연천군 3개 코스(62.2㎞) 등 모두 12개다.

강원도 역시 ‘DMZ 트래킹 숲길’ 조성에 나섰다. 총 191억원을 들여 철원군 동송읍에서 화천, 양구, 인제를 지나 고성군 현내면까지 5개 군에 걸쳐 600㎞(주노선 460㎞, 보조노선 140㎞)의 숲길을 만든다는 계획이다. 이는 산림청이 산림생태계 보고인 DMZ에 트래킹 숲길 기본노선 구상안을 완료한 데 따른 것으로, 2010년 조성한 양구 펀치둘레길(60㎞ 중 25㎞)과 연결하는 동서노선을 먼저 만드는 것이다. 또 12곳의 거점 마을을 중심으로 가족단위 이용객과 트래킹 마니아, 단체 체험단의 안내를 도와주는 ‘방문자 안내센터’도 설치 운영할 예정이다. 강원도 관계자는 “철원지역은 노동당사·학저수지, 화천은 비수구미계곡·평화의 댐·위라리 선사지, 양구는 제4땅굴·을지전망대, 인제는 대암산 용늪·평화생명동산, 고성은 통일전망대·화진포 등 트레일 주변에 관광자원이 산재해 지역경제 발전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브랜드 길’ 조성을 둘러싼 정부 부처 간, 지자체 간 과열경쟁은 우려스런 대목이다. 환경부와 문화체육관광부, 산림청 등 3개 부처가 오는 2019년까지 조성 계획 중인 길만 해도까지 전국 고속도로 길이의 63%에 해당하는 2400여㎞에 달한다고 한다. 따라서 마구잡이식이 아닌 부처간, 지자체간 사전 협의를 통해 제대로 된 길을 만드는 게 중요하다. 그래야 그저 그런 길이 아닌 ‘명품 길’이 된다. 물론 시간이 흐르면서 새로 이름 지어진 수많은 ‘브랜드 길’ 가운데 제주 올레길 처럼 이용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지속적인 사랑을 받는 ‘명품 길’은 하나 둘 생겨날 것이다. 이런 명품 길 주변은 전원주택 입지로도 그만이다.

(헤럴드경제 객원기자,전원&토지 칼럼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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