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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인호의 전원별곡]제1부 땅 구하기-(37)산 좋고 물 좋은 그 곳에 살고 싶다
강산(江山), 산수(山水)가 어우러진 곳은 전원주택지로 으뜸이다. 고속도로 IC와 복선전철역에서 가까워 서울 접근성이 좋으면 금상첨화지만, 그렇지 않더라도 호젓한 전원생활을 즐기기에는 그만이다. 전원주택 입지를 고를 때는 강 따로, 산 따로 볼 게 아니라 강과 산을 함께 보는 게 좋다.

수도권을 비롯해 인접한 강원권과 충청권에서 산 좋고 물 좋은 곳을 찾아 떠나보자.

남한강과 주변 명산을 따라 형성되는 전원벨트는 양평→여주→원주→충주·제천·단양으로 이어진다. 남한강은 평창강과 동강이 영월 하송리에서 만나 비로소 ‘남한강’이란 이름은 얻는다. 이 남한강은 단양으로 흘러드는데 강폭이 넓고 백두대간을 끼고 있어 빼어난 풍광을 자랑한다. 남한강 상류의 대표적인 지역은 단양군 영춘면이다. 동쪽엔 소백산국립공원이, 북쪽으로는 강원도와 충청북도의 경계에 위치한 태화산이 받치고 있다.

영춘면 밑으로 가곡면과 단양읍, 대강면, 단성면이 이어지고, 강 건너편으론 적성면이 있다. 이들 지역은 소백산과 월악산 국립공원이 양 날개를 펴고 감싸고 있고, 그 가운데로 남한강이 휘감아 흐르면서 충주호로 이어진다. 환상적인 절경에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충주호 주변으론 비봉산과 충주호가 환상적인 풍광을 연출하는 제천시 청풍면이 대표적이다. 관광·휴가지 뿐 아니라 전원주택지로도 더 이상 설명이 필요없는 곳이다. 월악산과 금수산이 충주호와 하나가 되는 제천시 수산면 일대와 주봉산과 충주호가 어우러진 충주시 동량면도 관심지역이다.

지난 1985년 충주댐 건설로 생긴 충주호(9만7000㎢)는 충주시·제천시·단양군 등 3개 시군에 걸쳐 있는 우리나라 최대의 인공호수다. 제천시는 호수 전체 면적의 절반(51%)을 차지하고 있다. 충주시는 중부내륙고속도로가 생기면서 서울 접근성이 획기적으로 개선돼 사실상 수도권이나 마찬가지다.

충주호에서 빠져나온 남한강은 충주시 소태면과 강원도 원주시 부론면, 그리고 여주군 점동면, 강천면으로 지나면서 수도권으로 진입한다. 소태면 599번 지방도는 남한강변을 따라 이어지는데, 호젓함을 즐길 수 있다. 소태면에서 남한강을 끼고 있는 가장 큰 마을은 덕은리다. 남한강을 사이에 두고 건너편엔 앙성면이 있고, 뒤로는 경기도와 충청북도의 경계에 위치한 오갑산이 보인다.

강원도 원주시와 충청북도 충주시의 경계에서 섬강, 성미천, 한강이 만나는 곳이 여주군 점동면 삼합리다. 삼합은 세 갈래 물길이 한 곳에서 모인다는 뜻에서 지어진 지명이다. 원주시 부론면은 남한강변에 바짝 붙어 있는 마을로 여주와 충주, 원주를 잇는 교통의 요충지다. 충주에서 여주로 이어지는 남한강 주위에는 높은 산이나 이름난 산은 없다. 대신 아담한 산들이 남한강과 어울려 아기자기한 풍광을 연출한다. 전원주택지로도 물론 좋다.

수도권인 여주에서 남한강변으로 주목받는 곳은 대신면을 비롯한 금사면, 흥천면 일대다. 제2영동고속도로, 중부내륙고속도로(여주~양평), 여주~양평 자동차전용도로 등 굵직한 교통호재로 더욱 관심을 모으고 있다.

여주 위쪽은 바로 양평이다. 수질보전특별대책지역 1권역, 수변구역 등으로 묶여 있어 외지인의 개발이 무척 까다롭다. 양자산이 뒤를 받치고 있는 강상면과, 유명·중미산이 감싸고 있는 옥천면, 그리고 남한강에선 좀 떨어져 있지만 용문산이 우뚝 솟은 용문면은 이미 수도권 최고의 전원벨트로 널리 알려져 있다.

북한강과 주변 명산을 따라 형성되는 전원벨트는 양평→가평→강촌→춘천→화천으로 이어진다. 북한강 상류의 전원주택지는 화천이다. 교통이 불편한 게 흠이지만 그만큼 자연경관이 잘 보전되어 있고 가격도 저렴하다. 경춘고속도로가 개통되면서 접근성도 이전보다는 한결 나아졌다.

북한강은 화천군 화천읍 휴전선을 거치면서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평화의 댐을 지나 파로호에 이르고 화천읍을 지나 춘천으로 흘러간다. 화천은 사명산 일산 광덕산 화악산 매봉 대성산 백암산 적근산 등 높이가 해발 1000m이 넘는 산이 10여개나 된다. 파라호를 내려다보며 우뚝 솟아있는 사명산은 양구와 화천의 경계에 걸쳐있다. 붉은색을 띠며 감초맛을 내는 추곡약수는 위장병에 효험이 있다고 전해진다. 화천과 춘천의 경계에 서서 남진하는 북한강을 내려다보는 산이 용화산이다. 양동개울 밑으로 용화산자연휴양림이 조성돼 있다.

화천을 지나 춘천으로 들어오면서 처음 만나는 곳은 사북면이다. 강변을 따라 신포리 원평리 등은 제법 큰 마을이 형성돼있다. 강폭이 넓고 물살이 잔잔해 강태공들이 즐겨 찾는다. 물론 전원주택지로도 좋다. 경춘고속도로 남춘천·춘천IC와 경춘선 복선전철 김유정역에서 가까운 의암호 인근 춘천시 신동면 증리, 팔미리, 의암리 일대도 관심지역이다. 강 건너 ‘소설악’으로 불리는 삼악산은 의암호와 어우러져 빼어난 멋을 자랑한다. 조금 더 내려가면 강촌이다. 경춘선 복선전철이 지난해 12월 21일 완전 개통되면서 경강역-백양리역-강촌역 주변이 재차 주목을 받고 있다. 남산면 강촌리, 백양리, 서천리 일대로, 뒤로는 구곡폭포로 잘 알려진 봉화산이 포근하게 감싸고 있다.

이어지는 경기도 가평군 청평면과 설악면 일대도 잘 알려진 관광·휴가지 이자 전원주택지이다. 홍천강과 만나는 설악면 미사리와 홍천군 서면 마곡리 경계에 왕터산이 있다. 청평면 호명리 호명산과 삼회리 일대 화야산과 고동산 역시 북한강과 어우러져 산수를 완성한다.

남한강과 북한강이 만나기 때문에 ‘두물머리’라고 불리는 양평 양서면 양수리 주변은 수도권 전원주택의 메카로 불린다. 강 건너편 남양주시 조안면 일대도 결코 뒤지지 않는다. 특히 예봉산과 운길산이 좌청룡-우백호로 감싸고 있고, 중앙선 복선전철 운길산역을 이용할 수 있는 조안리, 진중리, 송촌리 일대는 최고의 전원입지를 갖추고 있다. 예봉산~적갑산~운길산(수종사)으로 이어지는 종주코스는 등산 마니아들로 북적거린다.

한강은 주변의 크고 작은 강들이 모여 만들어진다. 북한강으로 흘러드는 대표적인 지류가 홍천강이고 남한강으로는 섬강과 평창강, 동강, 서강 등이 유입된다. 한강의 지류 중에서 가장 크고 주변으로 전원주택들이 많이 들어서 있는 곳이 홍천강과 섬강변이다.

가평의 남이섬을 끼고 북한강을 벗어나면 곧바로 홍천강을 만난다. 강폭이 넓고 수심이 얕으며 강변풍경이 아름답다. 그래서 전원주택지로 제격이다. 홍천강은 서석면 생곡리 미약골 상류에서 발원해 내촌면 물걸리~화상대리로 이어지는 내촌천이 흐르다, 가리산 쪽에서 내려온 또 한 갈래의 물과 합쳐져 홍천강이 되는데 이곳에서는 화양강이라고도 한다. 홍천강 상류는 서석면의 고양산·아미산, 내촌면의 백암산·백우산이 뒤를 받치고 있다. 백암산은 홍천9경 중 하나인 가령폭포가 때 묻지 않은 비경을 자랑하며, 백우산 인근 용소계곡은 기암괴석과 맑은 물이 일품이다.

홍천강이 동면에 이르면 노천리 공작산에서 발원한 덕치천이 합류한다. 공작산 아래 수타사란 고찰이 있는데 주변으로 전원주택들이 많다. 이어 북방면 소매곡리, 굴지리 등을 거쳐 남면으로 들어서면 노일리 강변이 나타난다. 이곳은 홍천강변에서도 특히 경관이 수려한 곳으로 펜션들이 대거 밀집해 있으며, 전원주택지로도 인기다. 홍천9경 중 하나인 인근 금학산 정상에서는 홍천강이 노일리를 태극모양으로 휘돌아 나가는 절경을 감상할 수 있다.

남면을 빠져나온 홍천강은 서면 쪽으로 향한다. 국민관광지인 팔봉산 일대는 홍천강 최고의 유원지로 꼽힌다. 여덟 개의 기암괴석으로 이루어진 봉우리와 그 밑으로 펼쳐진 홍천강과 백사장은 마치 한 폭의 그림처럼 아름답다. 인근에 대명리조트가 있다. 홍천강 최하류 쪽인 서면 반곡리와 모곡리, 마곡리 일대도 전원주택지로 인기있는 곳이다.

남한강은 여주 삼합리에서 횡성과 원주를 거쳐온 섬강을 만난다. 섬강은 횡성의 태기산 서쪽 청일면 율실리 봉복산 계곡에서 시작된다. 횡성의 청일면은 조용히 전원생활을 하기 좋은 곳이다. 태기산 자락인 유동리나 신대리, 고시리 일대가 인기가 있는데 특히 태기산과 봉복산이 에워싸고 있는 신대리의 자연경관이 수려하다.

횡성호 주변도 경관이 아름다운 곳이 많다. 횡성댐이 있는 갑천면이 그렇다. 횡성호는 ‘임금님이 친히 밟아본 산’이라는 뜻의 어답산과 함께 갑천면의 산수를 완성한다. 어답산 자락과 횡성호 사이에 횡성온천이 있다. 섬강은 원주시 호저면, 지정면 일대를 지난다. 호저면 칠봉유원지와 지정면 간현유원지는 휴식과 전원생활지로 찾는 사람들이 많다. 저 멀리 뒤로 우뚝 솟아있는 산이 바로 국립공원 치악산이다.

(헤럴드경제 객원기자,전원&토지 칼럼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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