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바이오업체인 알앤엘바이오가 14일 난청, 건선, 류마티스 관절염 등 자가면역질환을 지방줄기세포를 통해 치료한 성공 사례를 발표했다. 그간 알앤엘바이오는 자신의 지방세포에서 유래한 줄기세포를 통해 자가면역질환을 치료하는 방식을 동물임상실험으로 해왔고, 베체트 병 등 일부 사례에 대해 실제 환자를 상대로 한 임상실험으로 치료 효과를 입증한 바 있다.
이날 서울대 호암교수회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라정찬 알앤엘바이오 대표는 “류마티스 관절염, 자가면역에 의한 난청, 건선 등 실제 환자를 상대로 한 임상실험에서 자가지방줄기세포가 자가면역질환 치료에 효과가 있다는 얻었다”고 밝혔다. 이날 간담회에서 소개된 사례는 2009년부터 류머티스 관절염을 앓아온 미국의 외과의사 스탠리 존스(68)씨, 미국 애리조나 대학에 재학중인 클로이 솔(21)양, 일본 교토에서 사업을 하는 요시다 마코토(38)씨 등이다. 존스씨는 2009년 9월부터 손목 통증을 시작으로 무릎까지 내려오는 심한 통증 때문에 수술도 할 수 없고, 걷기조차 힘들어 스테로이드 약물의 일종인 코티손으로 통증을 줄이는 치료법에 의존해왔다.
코티손 복용량이 늘어나면서 부작용이 발생하자 지난해 5월 알앤엘바이오와 손 잡은 일본 교토의 베데스다 클리닉에서 자신의 지방에서 유래한 줄기세포를 투여받았다. 이후 증상이 개선돼 스테로이드제와 면역억제제 투약을 중단한 이후에도 일상 생활을 회복했고, 수술을 중단한 지 7개월만에 장시간 수술도 가능하게 됐다. 솔양은 2005년부터 자가면역에 의한 난청으로 청력이 점차 소실됐으나 치료법이 없어 보청기를 착용하고, 스테로이드 투여, 항체요법 등만 고수해왔다. 이후 2009년 7월부터 총 3차례 자가지방줄기세포를 일본에서 투여받았고, 3개월 후에 완전 소실 상태였던 왼쪽 청각이 50% 회복됐고, 50% 가량 소실됐던 오른쪽 청각이 90% 회복됐다. 현재는 양쪽 귀 청각이 정상 상태로 회복된 상태다.
알앤엘바이오 측은 “환자를 상대로 한 임상실험을 하고 있는 경우가 7~8건 정도 더 있지만 아직 상업 임상까지는 들어가지 못했다”며 “자가면역질환은 사람마다 유래된 경로 등이 다르고 환자를 모으기도 쉽지 않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라 대표는 “그러나 자가지방줄기세포를 이용한 치료법의 안전성과 유효성은 FDA에서도 입증된 것이고, 동물실험으로 효과가 입증됐기 때문에 환자에게도 시험하게 된 것”이라며 “조만간 정식 상업 임상까지도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도현정 기자@boounglove>
kate01@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