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금융지주 차기 회장의 윤곽이 14일 오후 드러난다.
신한금융은 이날 서울 중구 태평로 본사에서 차기 회장 선임을 위한 특별위원회를 열어 4명의 후보를 대상으로 심층 면접을 실시한 뒤 단독 후보 추대를 시도한다.하지만 라응찬 전 회장 지지파와 반대파, 중립파로 대립된 상황이어서 누가 회장이 되든 내부 갈등 해소가 중요한 과제로 대두될 전망이다. 특위 위원 9명의 단독 후보 추대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1인 1표 방식의 표결을 통해 최저 득표자를 제외해가며 한명이 남을 때까지 투표를 진행한다.
▶막판까지 혼미=한동우 전 신한생명 부회장, 한택수 국제금융센터 이사회 의장, 최영휘 전 신한지주 사장, 김병주 서강대 명예교수 등 4명의 후보 중 누가 될지 막판까지 혼전 양상이다. 특위 위원들의 성향과 세력분포에 따라 극명하게 갈렸기 때문이다.
9명의 특위 위원 중 국내 사외이사 4명은 라응찬 전 회장이 지지하는 것으로 알려진 한 전 부회장을, 재일교포 사외이사 4명은 신상훈 전 신한지주 사장이 선호하는 한 의장을 지지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 전 부회장은 신한내부, 한 의장은 관료 출신이다. 결국 투표로 가면 BNP파리바측 사외이사인 필립 아기니에 본부장이 누구의 손을 들어주느냐에 따라 단독후보가 결정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라 전 회장측과 신 전 사장측의 표대결로 차기 회장이 아슬아슬하게 가려지면 특위 위원들이 떠안아야 할 부담이 크다. 전직 CEO들간 싸움을 극복하지 못했다는 신한금융 안팎의 비판을 면키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최영휘 전 사장과 김병주 교수가 다크호스로 여전히 평가되는 이유다. 특위 위원들이 적정한 선에서 합의를 보면 ‘제3의 카드’로 합의 추대를 할 수도 있다.
▶앞으로가 문제=투표로 최종 후보가 결정되면 신한 ‘내분사태’의 한쪽은 승리, 다른 한쪽은 패배자가 된다. 이는 어느 누구도 바라는 게 아니다. 단독 후보가 선정되더라도 라 전 회장, 신 전 사장, 이백순 전 신한은행장이 포함된 이사회까지 차기 회장 선정 논란이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최종 후보 선정을 위한 이사회는 오는 21일 열린다.
이렇게 되면 누가 회장이 되더라도 예전처럼 강력한 리더십을 발휘할 수 없게 된다. 조직을 위해 일사분란하게 움직여온 ‘신한문화’가 영영 훼손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시장에서는 특위가 이날 합의추대 방식으로 차기 회장을 선정해 그 동안 신한금융을 짓눌러온 ‘CEO 리스크’를 해소해주길 바라고 있다. 금융당국도 이 점에 주목하고 있다. 신한금융이 스스로 내분사태를 종결시키지 못하면 결국 금융당국의 힘이 작용할 수밖에 없다. “당국의 인내심이 한계에 와 있다”고 한 김석동 금융위원장의 말도 그런 뜻이다.
<신창훈 기자 @1chuns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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