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천만원대 엔트리급 대거수입
젊은층 겨냥 마케팅 가열
지난해 수입차를 구매한 큰손이 20, 30대 위주인 것으로 나타났다.
20, 30대를 중심으로 3000만원대 수입차 수요가 급증하면서 지난해 국내에서 판매된 수입차 중 절반 이상을 개인이 사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개인의 수입차 구매대수가 법인을 뛰어넘은 것은 수입차 시장이 개방된 이후 처음이다.
7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에 따르면 2010년 국내에서 판매된 수입차 9만562대 중 개인 구매대수는 4만5481대로 전체의 50.2%를 차지했다. 법인이 구매한 수입차는 4만5081대로, 개인 구매대수보다 400대 적었다.
수입차가 국내에서 팔리기 시작한 이후 법인 수요는 늘 개인 수요를 앞질렀다. 법인 명의로 수입차를 구매해 임원용이나 업무용으로 사용하는 사례가 수입차를 구매하는 가장 큰 채널이었던 까닭이다.
하지만 2009년 이후 3000만원대 엔트리급 차량이 대거 유입되면서 이러한 판도에 적지 않은 변화가 생기고 있다. 국산차를 구매하는 정도의 부담으로 수입차를 소유할 수 있는 길이 열리면서 20, 30대 젊은층을 중심으로 개인 구매가 대폭 늘어난 것. 그 결과 지난해 사상 처음 개인 구매대수가 법인 구매대수를 뛰어넘었다.
이 같은 트렌드를 입증하듯 지난해 수입차 판매 가격대에서 엔트리급인 3000만원대가 2만1970대로 전체의 24.3%를 차지하며 최대 차급으로 뛰어올랐다. 나이 대에 있어서도 20, 30대가 개인 구매대수의 40.5%를 차지하며 가장 큰 수요층으로 부상했다. 작년 한 해 동안 30대가 1만4925대, 20대가 3528대의 수입차를 사들였다.
이처럼 젊은층을 중심으로 엔트리급 수입차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면서 수입차 업체들의 시장 접근법이 달라지고 있다. 배기량 3000㏄ 이하 3000만원대 수입차 출시가 늘고, 신규 브랜드의 국내 시장 진출이 가시화되고 있다.
실제 국내 수입차 시장에서 개인 수요가 가장 많은 브랜드인 폴크스바겐은 지난달 골프 1.6 TDI 블루모션을 소개했다. 이어 도요타는 준중형 세단 코롤라, 닛산은 박스카 큐브, 포드는 준중형 세단 퓨전 등을 조만간 한국에 출시할 예정이다. 피아트와 시트로엥 등과 같은 글로벌 완성차들도 엔트리급 차량을 앞세워 연내 한국 진출을 준비하고 있다.
윤대성 한국수입차협회 전무는 “3000만원대 차량의 집중적인 국내 출시로 수입차 대중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면서 “젊은층을 겨냥한 수입차 업체들의 신차 출시가 증가함에 따라 국내 완성차와 치열한 시장다툼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충희 기자/hamlet@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