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해율 200%는 과장”
보험개발원 보고서 지적
정부의 출산장려 정책에 발 맞춘다며 다자녀 가정에겐 보험료를 깍아주기까지하는 보험사들이 정작 쌍둥이에 대한 태아보험 가입을 외면하고 있어 개선이 시급하다.
태아보험은 신생아의 선천성 질환이나 인큐베이터 이용, 성장 과정에서 생기는 질병이나 재해사고 등을 보장하는 보험상품. 보통 어린이보험에 특약형태로 붙여 판매되는데 2000년 중반 판매 초기엔 쌍둥이들도 아무런 제약 없이 보험 가입 가능했지만 손해율이 높아지자 먼저 태어난 태아만을 보장해주는 형태로 보장범위가 축소됐다가 지난 2008년 말께부터는 아예 보험가입을 거절하고 있다. 저체중 등 위험률이 높아 수지가 맞지 않는다는 이유다. 업계 한 관계자는 “쌍둥이를 보장한 상품은 손해율이 무려 200%가 넘어 팔수록 손해를 본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같은 쌍둥이 보험가입 거절 관행에 대해 최근 보험개발원이 보고서를 통해 일침을 가하고 나섰다. 윤영규 보험개발원 연구원이 지난 2005년~2006년 판매한 A 생보사 쌍둥이보장보험의 유효계약건수 및 지급액을 취합, 조사해 위험도를 분석한 결과 통계치의 정확성을 믿기 어렵다는 결론이 나온 것.
윤 연구원은 “쌍둥이는 단일 태아에 비해 질병 발생율 및 치료비용이 높으나, 이는 0~5세까지 극히 초기로 국한되며 이후에는 큰 차이가 없다”며 “보험가입을 제한하기 보단 적합한 위험률을 산출해 보험가입의 폭을 확대하는 방안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김양규 기자/ kyk74@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