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에서 물난리가 나서 한국 전력 공급이 불안하다?!’
언뜻 들어선 말이 안될 것 같은 나비효과가 현실이 됐다. 작년 12월부터 호주에 유례없는 홍수가 나면서 국내 발전(發電)회사의 연료 수급에 비상이 걸렸다. 호주는 우리나라 발전회사의 연료 석탄 물량의 35%를 담당하는 지역이다. 평년의 3배가 넘는 비가 호주 최대의 석탄 산지인 퀸즈랜드, 뉴사우스웨일즈 등을 덮치면서 문제가 발생했다. 석탄을 운반하는 철도가 물난리로 유실되면서 호주 석탄 주요 공급사가 ‘불가항력(Force majeure:천재지변으로 인한 계약불이행)’을 선언한 것이다. 이때문에 국내 발전사가 필요로 하는 석탄 물량의 약 10% 가량 차질이 생겼다.
6일 지식경제부 관계자는 “5개의 발전회사 가운데 호주 홍수 피해의 영향을 받는 곳이 3개사나 된다”면서 “회사당 약 12만~13만t 정도 호주산 석탄 물량을 받을 수 없게 됐다”고 설명했다. 현재 우리나라 발전사의 석탄 제고 물량은 17~20일분 정도다. 해상운반에 걸리는 기간을 감안할 때 호주 홍수 피해로 인한 국내 석탄 수급 불안은 다음달 현실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지경부 당국자는 “인도네시아, 남아프리카공화국 등 대체 물량을 확보 중이기 때문에 연료 공급 자체는 문제는 없을 것”이라면서 “사태가 더욱 심각해지면 정부가 나서 발전사 간 공동 물량 확보, 연료 물량 스와프(맞교환) 등을 추진하겠지만 그 정도 상황까지 가지 않으리라 본다”고 말했다.
하지만 문제는 가격이다. 보통 발전사는 연료 공급사와 1년에서 길게는 5년까지 장기계약을 맺는다. 하지만 이번 상황처럼 긴급하게 석탄 물량을 확보하려면 장기계약 금액보다는 훨씬 비싼 현재가격을 치러야 한다. 최근 석탄 등 원자재 가격이 치솟고 있어 국내 발전사 경영에 악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조현숙 기자 @oreilleneu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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