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경환 한국생산기술연구원장
“한국과 중국, 일본의 분업구조는 깨지고 세 나라는 새로운 경쟁체제로 가고 있다. 기술력을 갖춘 세계적 중견기업을 육성하는 것만이 우리가 살아남는 길이다. 세계적 중견기업이 성장할 수 있도록 기업 지원 방식을 ‘패키지(package)’ 중심으로 바꿔가겠다.”나경환 한국생산기술연구원장은 국내 중견회사가 세계적인 기업으로 성장하려면 소재, 기술, 인력에서 공정, 장비까지 다양한 분야를 아우르는 ‘토털 솔루션(total solution)’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기업 성장 단계에 맞춰 종합적으로 지원하고 정보를 주는 전략을 추진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한국생산기술연구원은 중소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실용화 기술을 개발하고 지원하는 일을 하고 있다. 대기업에 비해 연구개발(R&D) 자원이 부족한 중소기업을 전방위로 돕는 역할을 맡았다.
나 원장은 올해 역점사업으로 뿌리산업 지원을 꼽았다. “작년에 이어 올해도 뿌리산업 관련 기술 기업에 대한 지원을 중점적으로 추진하겠다”면서 “지난해 12월 뿌리산업 엑스포를 주최했고 현재 후속 대책을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뿌리산업은 제조업을 떠받치는 기반산업으로 주물, 주조, 용접 등 분야를 통칭하는 용어다. 소재와 부품을 만드는 기초 생산공정으로 뿌리산업 경쟁력이 그대로 제조업 경쟁력으로 이어진다고 평가된다.
“아직 뿌리산업 관련 중소기업의 경영 환경은 열악하다”면서 나 원장은 “국내 정보기술(IT)과 뿌리산업을 접목해 녹색기술화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작년 10월 대구ㆍ경북권을 시작으로 경인ㆍ중부권, 호남ㆍ광주권 등 4개 권역별 뿌리산업 IT융합 기술지원단이 차례로 출범할 예정이다. 그는 또 “무엇보다 우수한 사람이 뿌리산업으로 가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뿌리산업에 젊은 인력이 갈 수 있도록 하는 유인책을 마이스터고 등과 양해각서(MOU)를 맺어 협력하는 안도 기획 중”이라고 설명했다.
나 원장은 안살림 챙기기에도 분주하다. 그는 지난해 10월 정부 출연 연구기관장으로는 이례적으로 재신임을 받았다. 지난 2007년 9월부터 작년 10월까지 3년의 임기를 채웠고, 오는 2013년 10월까지 3년을 더 일하게 됐다. 새로운 임기 시작을 맡아 나 원장은 주력사업의 추진 속도와 강도를 동시에 높일 계획이다.
“연구 관리와 생산성을 획기적으로 개선하는 차세대 정보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고, 오는 3월 개통을 앞두고 있다”면서 “연구자가 행정, 관리, 집행 등 연구 외 업무에 많은 시간을 빼앗기지 않고 연구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연구 관리 시스템을 지속적으로 개선해 나갈 것”이라고 그는 말했다. 조현숙 기자/newear@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