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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백년투자 펀드’ 거북이 걸음
출시 3개월 설정액 186억원

초기 수익률 저조 탓 분석


펀드 장기투자 문화를 정착시키겠다며 우리자산운용이 야심차게 준비해 지난해 10월부터 본격 판매를 시작한 ‘우리자자손손백년투자’ 펀드가 출시 3개월 초라한 성적표를 손에 쥐었다.

펀드평가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우리자자손손백년투자 펀드의 지난 3개월 설정액은 186억원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보통 대형 운용사의 핵심 펀드들이 출시 초반 3개월 500억~1000억원 안팎의 수탁고를 올리는 것과 비교하면 저조한 성적이다.

특히 지난해 10월 초 백년투자 펀드의 출시기념식에 이종휘 우리은행장과 황건호 금융투자협회장까지 이례적으로 참석하며 대대적으로 판촉을 지원했던 것을 돌이켜보면 더욱 기대에 못미치는 결과다.

펀드 설정증감액이 출시 첫 달인 10월에는 40억원, 11월에는 80억원으로 어느 정도 판매가 안착되는 모습을 보였지만 12월에는 18억원으로 크게 줄었다.

백년투자 펀드의 저조한 판매 실적은 초기 수익률 관리에 실패하면서 단기 수익률을 중시하는 한국 투자자들의 입맛을 공략하기에 역부족이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펀드 출시 당시 업종 대표주에 동일 비중으로 투자하도록 설계돼 액티브 펀드의 높은 수익과 인덱스 펀드의 저비용 장점을 모두 갖췄다고 자랑했지만, 3일 종가 기준으로 최근 1개월 수익률 5.25%, 3개월 수익률 8.47%로 벤치마크인 KOSPI200의 1개월 수익률 5.93%, 3개월 11.38%에 크게 뒤졌다.

지난해 하반기 이후 강세장이 이어졌지만 섹터별로 순환매 양상을 보인 것도 업종대표주 중심으로 고르게 투자하는 백년투자 펀드가 상대적 약세를 보인 이유로 풀이된다.

또 최근 펀드로 유입되는 자금이 이미 오랜 기간의 안정적인 수익성이 검증된 주요 운용사의 대표 펀드 위주로 쏠리는 것도 신생 펀드인 백년투자 펀드 수탁고가 저조한 이유로 꼽힌다.

우리자산운용 측은 출시 초기 단계에서의 시장 공략 부진을 인정하면서 향후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연내 최소 1000억원 이상 수탁고를 늘리겠다는 목표를 밝혔다.

심윤보 우리자산운용 마케팅전략팀장은 “단기간으로 보면 수익률이 시장 대비 못할 수도 있지만 1년 이상 장기간으로 보면 충분히 인덱스를 쫓아갈 수 있다”며 “현재 시장에서 적립식 펀드에 대한 관심이 높은 만큼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수탁고를 1000억원 이상 늘려 회사 대표 펀드로 키우겠다”고 말했다.

최재원 기자/ jwchoi@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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