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이 2008년 10월 이후 26개월 만에 월간 채권 순매도를 기록했다. 금리 급락(채권가격 상승)에 따른 차익실현으로 추정된다.
금융투자협회가 4일 발표한 2010년 12월간 외국인 채권 순매매는 3조120억원의 순매도를 기록했다. 리먼브라더스가 무너진 2008년 10월 6조4342억원을 순매도한 이후 26개월 만의 방향 전환이다.
외국인은 2008년 11월부터 2010년 11월까지 24개월에 걸쳐 121조2586억원의 채권을 순매수했고, 이에 힘입어 실질적인 지표채인 국고 3년금리(월평균)는 4.97%에서 3.4%로 급락했다. 하지만 12월 국고3년 월평균 금리가 사상 최저 수준인 3.25%까지 추락하자 차익실현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12월 7일에는 2.89%를 기록해 사상 최저 수준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시장에서는 이 같은 추세가 1분기 동안은 유지될 것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문홍철 동부증권 연구원은 “지정학적 리스크와 은행세 부과 소식에 단기채권을 대량매도했지만, 장기적인 펀더멘털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시각을 유지하고 있다. 규제의 윤곽이 드러나고 대외리스크가 완화하는 1분기 이후 외환시장의 변동성이 축소되면서 외국인의 장기채 매수는 재개될 것이다”라고 내다봤다.
김일구 대우증권 연구원은 “인플레이션 우려에 따른 금리상승 부담도 작용했지만, 2008년 1월부터 2010년 11월까지 35개월 연속으로 주식형 펀드보다 많은 자금을 끌어들였던 미국의 채권형 펀드 환매가 주원인이다. 1분기 동안 외국인의 국채 채권 순매도도 이어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홍길용 기자/ kyhong@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