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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반도체가 밀어올린 경상수지 흑자…“연간 전망 상향 가능성”
한은, 3월 국제수지(잠정) 발표
경상흑자 69.3억달러…11개월 연속 흑자
수출 3% 증가…반도체 34%·선박 107%↑
경상흑자 전망 상향될 듯…국제유가는 변수
서비스수지는 23개월째 적자 지속
[게티이미지뱅크]

[헤럴드경제=강승연 기자] 우리나라의 경상수지가 11개월 연속 흑자를 지속하면서 연간 성장에 대한 기대도 커지고 있다. 앞서 1분기 경제성장률(GDP)이 한국은행 예상을 크게 웃돌면서 투자은행(IB)들은 앞다퉈 우리나라의 연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상향한 바 있다.

무엇보다 경상수지 흑자가 반도체를 중심으로 수출이 늘고 수입이 줄어든 구조적 변화라는 것이 긍정적으로 읽힌다. 상품수지가 30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가운데, 이번달 23일 한국은행이 수정경제전망에서 연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반도체 덕에 경상흑자 지속…상품수지 30개월來 최대

한국은행이 9일 발표한 ‘3월 국제수지(잠정)’에 따르면 3월 경상수지는 전월(68억6000만달러)보다 7000만달러 증가한 69억3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지난해 5월(19억3000만달러) 이후 11개월 연속 흑자다.

특히 수출이 늘고 수입이 줄어들면서 상품수지가 12개월 연속 흑자 기조를 이어갔다. 상품수지는 3월 80억9000만 달러로 2021년 9월(95억4300만달러) 이후 30개월 만에 최고치를 보였다.

상품수지 추이 [한국은행 자료]

수출 증가세는 ‘효자’ 품목인 반도체가 견인했다. 통관 기준으로 반도체 수출은 34.5% 증가했고, 정보통신(IT)기기와 가전제품도 각각 7.9%, 14.3% 증대됐다. 여기에 선박 수출이 2배 이상(107.2%) 폭증하며 실적을 밀어올렸다.

연간 경상흑자 전망 상향 조정될 듯…국제유가는 변수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경상수지 흑자 흐름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달 무역수지는 15억3000만달러 흑자로 11개월 연속 흑자를 기록했다. 수출이 전년 동월 대비 13.8% 증가하며 7개월 연속 성장세를 이어갔다. 반도체 수출이 56.1% 증가하고, 연초 부진했던 자동차 수출도 10.3% 폭증한 데 따른 것이다.

신승철 한국은행 경제통계국장이 9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2024년 3월 국제수지(잠정) 설명회에서 주요 특징을 설명하고 있다. [한국은행 제공]

경상수지 전망치도 상향 조정될 가능성이 크다. 앞서 한은은 올해 경상수지 흑자 규모를 상반기 198억달러, 연간 520억달러로 전망했었다. 1분기에 168억4000만달러를 달성한 만큼, 2분기에 매월 9억9000만달러 흑자만 기록해도 상반기 흑자 전망을 달성하게 된다.

다만, 국제유가와 환율이 변수다. 지난달 통관 기준 수입액이 14개월 만에 플러스 전환한 데는 원유 도입단가 상승이 반영된 부분도 있었다. 3~4월에 급등한 국제유가는 시차를 두고 4~5월 원유 도입단가에 영향을 미치는 만큼, 향후 경상수지에도 일부 마이너스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신승철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국제유가와 환율 변동성,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리스크 전개 양상, 미·중 간 글로벌 공급망 재편과 관련한 불확실 요인이 남아있다”며 “수출이 경상수지와 상품수지의 흑자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지만, 환율과 유가 변동성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신 국장은 “하지만 4월에는 통관기준 수출 보면, 수출 주력품목이 다 증가세 보이고 있고 수출 지역도 다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전반적으로 수출 회복세가 강하다고 평가할 수 있다”면서 “4월엔 외국인 배당 지급 때문에 균형 수준에 근접하게 조정될 가능성이 있지만, 5월부터는 상품수지 중심으로 흑자 흐름이 이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1분기 우리 경제가 1.3% 깜짝 성장하는 데 기여했던 수출과 경상수지가 지속적인 상방 요인으로 작용할 지는 관전 포인트다. 신 국장은 “경상수지는 명목이고 GDP(국내총생산)는 실질 통계이지만, 경상수지 흑자 규모가 확대된 것이 GDP에 대한 순수출 기여도가 4개분기 연속 커진 데 영향을 줬다”며 “건설투자가 부진한 흐름으로 갈 수 있고 4월 통관 수입이 플러스로 돌아선 부분도 있어 순수출 기여도가 계속될 지 봐야 한다”고 짚었다.

9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2024년 3월 국제수지(잠정) 설명회에서 신승철(왼쪽 두 번째) 경제통계국장이 주요 특징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 왼쪽부터 이영우 국제수지팀 과장, 신승철 경제통계국장, 문혜정 국제수지팀장, 안용비 국제수지팀 과장. [한국은행 제공]

밸류업 기대에 ‘BUY 코리아’ 지속…해외채권 투자도↑

금융계정은 3월 중 순자산이 110억6000만달러 증가했다. 2020년 10월(187억5000만달러) 이후 41개월 만에 가장 큰 폭의 증가세다.

증권투자에서 내국인의 해외투자가 88억8000만달러 늘었다. 미국 등 주요국 금리인하 기대감으로 해외채권(49억4000만달러) 순매수가 확대되면서다. 반면 외국인의 국내투자는 채권을 중심으로 8억4000만달러 감소 전환했다.

다만, 반도체 업황 개선 및 정부의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기대로 외국인 국내주식 투자는 40억2000만달러 증가했다. 외국인의 국내주식 투자는 지난해 11월부터 5개월째 증가세를 유지 중이다.

직접투자는 내국인의 해외투자가 28억3000만달러 증가하고, 외국인의 국내투자가 16억1000만달러 늘어나며 증가 전환했다. 기타투자는 자산이 대출을 중심으로 4000만달러 감소하고, 부채는 차입을 중심으로 41억8000만달러 증가했다. 준비자산은 35억6000만달러 늘었다.

신 국장은 “경상수지 흑자 기조가 장기화되면서 금융계정에서도 순자산이 증가하는 기조로 가고 있다”며 “수출 주도의 경제 구조를 갖고 있기 때문에 수출을 많이 해서 경상수지 흑자를 벌고 해외에 진출하면, 나중에 본원소득수지에서 배당수입으로 도움이 되는 부분이 있다”고 설명했다.

sp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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