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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보드게임 갤러리]턴코트
[헤럴드분당판교=김미라 기자]오는 5월 '장미 대선'을 앞두고 예비 후보자들의 수싸움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수싸움과 함께 이들이 펼치는 포지티브 전략과 네거티브 전략도 유권자들의 또다른 관전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일부에서는 '철새'와 '변절자'도 나타나 판을 흔드는 경우도 있을 것이다. 승부의 세계에서 나타날 수밖에 없는 빛과 그림자다.

승부의 세계를 옮겨놓은 바둑, 장기, 체스 같은 고전 추상전략게임도 이를 반영하고 있다. 이들 고전 게임에서 승리하는 길은 기본적으로 자신의 두뇌와 경험을 발휘하는 수싸움과 포지티브 전략이지만, 여기에서도 속임수, 신경전 같은 일종의 네가티브 전략이 구사되는 경우가 있다. 바둑의 성동격서(聲東擊西) 수법도 이러한 예가 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들 고전 추상전략게임들의 속임수나 신경전은 전략적인 측면이 강하다. 기본 룰을 어기지 않고 정당하게 승리를 쟁취하기 때문에 실력으로 인정받는 경우가 많은 것이다.

'턴코트'는 이러한 고전 추상전략게임의 점잖은 행보에 파격을 가하는 보드게임이다. 수시로 자신의 말 '색깔'이 달라질 수 있는데다, 게임이 진행되면 '내 말' '네 말'의 구분 없이 어떤 말이나 사용할 수도 있다. 변절자와 회색인이 난무하는 난장판이 되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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턴코트 게임 장면. 투명한 말들의 내부 원반이 옮기는 위치에 따라 수시로 색깔이 바뀐다. (사진: 헤럴드분당판교)


◇'기믹'이 있는 특별한 추상전략게임
턴코트는 같은 색 말 4개를 한 줄로 연결하면 승리하는 게임이다. 몇 개의 말을 한 줄로 연결하는 게 목표라는 점에서 틱택토, 오목, 커넥트 포 등 고전 추상전략게임과 유사하다. 이렇다면 턴코트는 특징 없는 뻔한 게임인 것인가.

그러나 턴코트는 앞서 언급했듯이 추상전략게임에서 찾아보기 힘든 기믹이 있는 특별한 게임이다. 턴코트에는 게임 중 말의 색이 바뀔 수 있는 기믹이 숨겨져 있다. 필승의 한 수를 놓았는데 말 색깔이 바뀌면서 판세가 바뀐다면 얼마나 당황스러울까? 게임 제목 턴코트, 즉 변절자도 여기에서 비롯됐다.

각자에게는 5개씩의 말이 주어진다. 자기 차례에 할 수 있는 일은 자기 말 1개를 게임판 가장자리의 시작 위치에 놓는 일 또는 이미 게임판에 있는 아무 말을 1칸 움직이는 일이다. 이미 게임판에 놓인 말이라면 상대 색깔의 말을 움직이는 것도 허용된다. 또 이동할 때는 1칸 이동이 기본이지만 다른 말을 뛰어넘는 체커 같은 이동도 허용된다.

이제 지혜를 짜내어 4개의 말을 이어 보자. 하지만 기억해야 할 점이 있다. 게임 말과 게임 판에는 자석 장치가 들어 있으며 이로 인해 5X5로 이루어진 게임판의 25칸 가운데는 말 색깔이 바뀌는 변절의 칸이 섞여 있다. 초반 포석에서 이런 칸의 위치를 정찰하고 기억해 두어야 나중에 봉변을 당하지 않는다. 물론 이를 잘 이용하면 기회로 만들 수도 있다.

그럼 한 번의 암기로 이 게임의 리플레이성은 파괴되는 것인가. 턴코트 게임판의 구들장을 벗겨보면 5개의 자석장치가 숨겨진 막대를 넣는 공간이 있다. 여기에 자석장치를 섞어 넣으면 다음 게임에서는 변절 칸이 완전히 뒤바뀐다. 오히려 전 게임의 변절 칸 정보가 새 게임에서 혼란만 가중시킬 뿐이다.

변절 칸의 위치를 알아내는 것 외에 중요한 것이 있다면 오목의 4·3처럼 교차되는 2개의 줄에 자신의 말을 연결해 상대가 알아도 막을 수 없는 패턴을 만드는 일이다. 기본적으로 턴코트를 원하는 위치에 말을 놓을 수 있는 게임이 아니고, 상대가 내 말을 움직일 수도 있는 게임이기 때문에 이 과정이 쉽지는 않다. 변절 칸 정보를 잘 이용해 상대가 대응하기 어렵게 조금씩 패턴을 만들어보는 작업이 필요하다.

b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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