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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보드게임 갤러리]꽉잡아 하비
[헤럴드분당판교=김미라 기자]2인용 한글판 보드게임이 늘어나는 추세다. 대표적으로 '패치워크' '러시아워 쉬프트' '로스트시티' '7원더스 대결' '황혼의투쟁 디럭스' 등을 꼽을 수 있다. 이들 2인용 한글판 보드게임은 모두 최근 2년 이내에 출시됐다.

이는 사회적으로 둘만의 관계망이 늘어나는 현상과도 무관치 않은 것으로 보인다. 무자녀 혹은 1자녀 낳기, 노령화가 증가하면서 부부끼리나 엄마(혹은 아빠)와 1자녀가 함께 있는 시간이 많아진 게 대표적 예다. 더욱이 2~4인 이상 즐길 수 있는 일반적인 보드게임이 대체로 2인에 최적화되지 않은 것도 2인 전용을 찾는 이유인 듯하다.

지난해 10월에 출시된 '꽉 잡아 하비(이하 '하비')'도 2인용 게임이다. 대부분의 2인용 보드게임이 어느 정도 전략적 사고를 요구하는 초등 고학년 이상을 겨냥한 반면, '하비'는 유아를 비롯한 전 연령층이 즐길 수 있는 게 장점이다.

'하비'는 1969년에 아이디얼 토이 컴퍼니를 통해 처음으로 세상에 선을 보였다. 비록 한글판으로는 47년이 지난 2016년이 되어서야 첫 선을 보였지만, 오랜 기간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아온 액션 게임이다.

'하비'란 명칭은 이 게임의 디자이너 중 한 명인 하비 행크 크래머의 이름에서 따 온 것으로 짐작된다. 그는 1960년대에 활약한 보드게임 작가로 아이디얼 토이 컴퍼니의 개발팀을 이끌었다. 이 회사는 1997년에 마텔에 인수되며 역사 속으로 사라졌지만, 그가 개발한 게임들은 '하비'처럼 아직도 현역으로 활약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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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도와 안정감의 사이, 그리고 집중력
'하비'는 두 사람의 등산가 중에서 수직 절벽을 먼저 내려가는 사람이 이기는 레이스 게임이다. 도구는 몸을 지지할 수 있는 4개의 막대뿐이며, 암벽 최하단까지 내려가면서 추락하지 않고 그곳서 멈춰야 승리한다.

게임은 절벽 정상에 두 등산가가 놓인 상태로 시작한다. 등산가 하비는 막대 2개로 몸을 지탱하고 있으며, 플레이어는 여분의 막대 2개를 들고 준비한다. 게임이 시작되면 여분의 막대를 절벽 아래 적당한 곳에 꽂아 떨어지는 하비를 지탱할 수 있게 하고, 현재 하비를 지탱하고 있는 막대를 뽑아 하비를 떨어뜨리며 절벽을 조금씩 내려가야 한다. 절벽 맨 아래까지 내려가 막대로 지탱하고 있게 되면 승리한다. 하비가 그 아래까지 떨어진다면 절벽 위에 하비를 놓고 처음부터 다시 해야 한다.

'하비'는 실시간 게임이다. 상대보다 빨리 막대를 조작해 하비를 빠르게 떨어뜨릴 수 있다. 천천히 하고 싶어도 경쟁자 플레이어의 하비가 바로 옆에 보이기 때문에 상대의 속도를 의식하지 않을 수 없는 게 이 게임의 묘미다.

'하비'의 막대 꽂는 구멍은 일정 간격인 것처럼 보이지만 아래로 내려갈수록 구멍과 구멍 사이의 거리가 멀어진다. 절벽을 나타내는 게임판이 사다리꼴로, 위가 좁고 아래가 넓은 이유도 이 때문이다. 아래로 갈수록 구멍과 구멍 사이의 간격이 더 넓기 때문에 좀 더 촘촘하게 막대를 꽂으며 천천히 내려와야 한다.

추격하는 상대를 의식하면 손은 빨라지고 막대 꽂는 구멍의 간격은 플레이어의 착시를 유발한다. 이러한 장치들은 플레이어의 성급함을 유발해 실패를 유도하기 위한 것이다. 막바지에 다다를수록 침착함을 유지하며 신중하게 목표에 도달하는 집중력이 필요하다.

b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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