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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보드게임 갤러리]카탄
[헤럴드분당판교=김미라 기자]기자가 생애 첫 보드게임을 구입해 가족과 플레이를 펼쳤던 아이템이 '카탄'이다. 10년도 훨씬 지난 일이다. 지금은 오리지널과 확장판이 한국어판으로 발매되고 있으나, 당시는 영어판으로 만족해야 했다. 다행히 규칙서(룰북)가 비교적 간명해 빠른 시간 내에 룰을 익혔다.

카탄은 가족의 이목을 한 번에 사로잡았다. 게임을 할 때마다 '판'이 달라지고, 자원을 획득해 마을과 도시를 만들어나간다는 개념이 무척 새로웠다. 오리지널인 '카탄의 개척자'뿐 아니라 '카탄의 항해사'까지 사들이면서 보드게임의 마력에 빠져들었다. 보드게임에 관한 한 첫사랑이었던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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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탄 오리지널인 '카탄의 개척자' 영어판(위, 메이페이 버전)과 '카탄의 항해사' 영어판.


카탄은 1995년 독일의 보드게임 작가 클라우스 토이버가 만들고 독일의 제작사 코스모스가 발매한 문명개발 보드게임으로, 보드게임의 역사를 바꾼 위대한 작품이다. 현재 보드게임팬들이 가장 좋아하는 게임은 단연 유럽 스타일의 전략게임인데, 카탄은 바로 이 유럽 스타일 전략보드게임이 세계로 알려지는 데 결정적인 기여를 했다. 그해 독일의 세계적 2대 게임상인 올해의 게임상과 독일게임상을 모두 거머쥐기도 했다.

카탄은 무인도에 도착한 개척자들이 나무, 흙벽돌, 철, 밀, 양모 등의 자원을 얻어 마을을 만들고, 마을을 도시로 발전시키며 경쟁하는 게임이다. 게임 시작 시 주사위 2개를 굴려 그 합이 되는 숫자 칸에 인접한 개척지나 도시를 발전시킬 수 있다. 모은 자원을 이용해 도시 확장을 위한 도로 건설, 새 위치에 마을 건설, 마을을 도시로 올리기, 발전카드 구입 등을 하면 된다. 이 과정에서 부족한 자원을 다른 플레이어와 바꾸는 등 협력을 하거나, 좋은 위치에 먼저 마을을 짓기 위해 경쟁하기도 한다. 일정 레벨의 개발에 먼저 도달한 사람이 게임에서 승리한다.

카탄의 가장 큰 특징은 같은 조합의 게임판이 평생 두 번 나올 수 없을 만큼 무작위성이 강한 조립형 게임판이다. 육각 타일의 조합으로 만들어지는 게임판은 섬의 지형과 자원 분포를 매번 바꾸며 그에 따라 게임도 달라진다. 매번 다른 포석으로 접근해야 게임에서 승리할 수 있다. 부자판, 가난한판, 협상가가 승리하는 판 등 다양한 맵을 경험해보자.

카탄은 현대 전략게임들에 비하면 운의 요소가 높은 게임이다. 특히 주사위 2개를 굴려 나오는 숫자가 자원 획득을 결정하고 자원이 없으면 진행이 불가능하다. 자원을 모아 재투자하고 건물을 늘리며 발전하는 게임구성 때문에 카탄은 고전게임 부루마블과도 종종 비교된다. 따라서 카탄은 해본 게임이 부루마블밖에 없는 초심자에게도 적극 권장할 만한 작품이다. 초심자가 해본다면 부루마블과 비슷하면서 세련된 느낌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카탄은 상급자와 초심자의 차이가 적은 게임이어서 상급자가 자원 운이 없거나 상급자를 외교적으로 고립시킬 수 있다면 첫 플레이에서 상급자를 이기는 일도 얼마든지 가능하다. 하지만 자원 운은 기본적으로 확률의 문제여서 공평한데다 상급자는 더 적은 자원을 쓰고 승리 조건에 도달할 수 있는 노하우가 있다.

카탄 이후에도 보드게임은 발전을 거듭했기 때문에 카탄보다 조금 쉽고 빨리 끝나는 전략게임 입문자용 게임은 셀 수 없이 많아졌다. 하지만 카탄처럼 풍부한 재미 요소와 다채로운 게임성을 가진 입문자용 게임은 흔치 않다는 게 중론이다.

b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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