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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보드게임 갤러리]쿼리도
[헤럴드분당판교=김미라 기자]바둑, 체스, 장기 등 고전 추상전략게임의 지위는 아직도 확고하다. 이들 게임은 수천 년간 많은 사람들이 즐기며 밸런스와 세부규칙을 수정했기 때문에 깊이와 재미가 탁월한 것이다. 어린 시절부터 이런 게임을 배우고 즐기는 문화가 형성된 건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근대 이후에 많은 보드게임 작가들이 추상전략게임을 디자인했다. 그러나 이들 게임은 명작으로 자리잡은 고전 추상전략게임과 출발선이 다르기 때문에 대체로 크게 회자되는 경우가 드물다. 상업적 성공을 거두기 가장 어려운 게임 장르가 이 추상전략게임인 것이다.

이런 배경에도 불구하고 괜찮은 추상전략게임은 해마다 등장하며, 스테디셀러로 자리잡는 이례적 현상도 나타난다. '쿼리도'도 바로 이런 게임 중 하나다.

대형서점의 보드게임 코너에서는 이따금 방문객을 대상으로 시연행사를 연다. 이 때 자주 등장하는 품목이 쿼리도다. 격자무늬의 보드에서 펼쳐지는 게임 특성상 마치 체스나 장기를 연상케 하지만, 아이들의 손놀림은 이들 게임보다 무척 빠르다. 사고력을 요구하는 추상전략게임이면서도, 아이들에게는 직관적인 게임으로 인식되는 특이한 게임이다. 권장연령이 만 8세 이상으로 높게 책정됐지만 쿼리도는 이보다 어린 아이들도 즐길 수 있는 게임인 것이다.

◇쉽고, 빠르고, 깊이도 있는 추상전략게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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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마법사가 마법의 힘으로 벽을 만들어 상대가 이동하기 어려운 미로를 만들면서 상대 진영으로 이동하는 줄거리는 이 게임의 어린이친화적 면모를 보여준다. 게임의 기물은 두 플레이어의 말과 벽으로 이루어져 있다. 게임의 목적은 상대편 진영 끝까지 자기 말을 이동시키는 것. 자기 차례에는 벽 1개를 사용하거나 말을 1칸 움직일 수 있다. 이 때 중요한 규칙은 상대를 가두는 등 상대의 진입을 완전히 봉쇄하면 반칙이 된다는 점이다.

각자에게 주어진 벽 10개로 상대가 최대한 우회하도록 만드는 것이 게임의 기본이라 할 수 있다. 게임의 진정한 묘미는 진입을 완전히 봉쇄하면 반칙이 되는 규칙을 역이용하는 전략을 활용하는 데에 있다. 이를 잘 이용하면뻔히 보이는데 막을 수 없는 상황을 유도할 수 있다. 두 플레이어가 이 전략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단계에 이르면 몇 수 앞을 봐야 하는 이 게임의 묘미에 빠지게 된다.

쿼리도는 쉬우면서도 머리싸움을 유도하는 게임이다. 이토록 쉽고 속도가 빠르면서 깊이도 있는 추상전략게임은 흔치 않다. 딱히 연령도 타지 않는다.

게임의 메인은 아니지만 보너스 개념으로 4인 플레이도 가능하다. 4인 플레이는 각자의 벽이 5개로 줄어들고 승리에 근접한 플레이어를 다수 플레이어가 협공으로 막아낼 수 있어서 머리싸움과 함께 커뮤니케이션 능력을 요구한다.

원목 재질과 심플한 디자인으로 만든데다 넓은 공간이 필요치 않으므로 티 테이블에 앉아 대결을 벌이는 것도 '간지나는' 일이다. 여행 도중 편리하게 플레이할 수 있도록 미니 쿼리도도 시판된다. 게임 구성물과 방법은 오리지널과 동일하나 보드 상에 벽을 수납할 수 있는 홈이 없다.

b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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