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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학중앙연구원, 문화전통과 자연을 모두에게 개방하다
[헤럴드분당판교=안혜란 인턴기자]분당구 운중동에 위치한 한국학중앙연구원(한중연)은 한국기록문화유산 보고인 장서각이 자리잡고 있는 곳이다. 조선 왕실의 도서관으로 출범한 장서각은 왕실 자료, 군영 자료, 한글 소설류 등 왕실도서와 전국에서 수집한 민간 고전서적을 소장·관리하고 있다.

우리의 소중한 기록문화유산인 동의보감, 월인천강지곡 등 가치가 높은 서적들이 많은데다 한국학을 연구하는 곳이라는 무게감 때문에 일반인들에게는 다소 멀게 느껴지는 곳이기도 하다. 한중연은 이러한 인식을 없애고, 지역 주민과 인근 일반인들이 좀더 편안하게 이 공간을 공유할 수 있도록 원내 캠퍼스를 개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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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장 바닥의 태극기 음양 문양과 가을 단풍의 어울림. (사진: 안혜란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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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문에서 100여 미터에 이어지는 은행나무 산책로(위)와 이곳에서 노니는 청설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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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학대학원 인근의 학의정(위)과 서원건축 형식의 청계학당.


한중연에서는 15만 제곱미터 규모의 캠퍼스 공간을 자유롭게 산책할 수 있다. 깊어가는 가을, 한중연을 감싸고 있는 청계산의 울긋불긋 단풍과 산책로 곳곳에 자리 잡은 한옥 건축물이 어우러져 아름다움을 더하고 있다. 전통과 현대를 잇는 광경은 일반공원 산책로와 느낌이 다른, 그 이상의 특별함을 부여한다.

정문을 들어서면 왼쪽으로 메타세쿼이아 길이 보인다. 하늘로 쭉 뻗은 메타세쿼이아만의 운치를 한눈에 담고 싶다면, 바로 앞 장서각 계단에 올라서면 된다. 장서각 뒤 본관 후문을 빠져나가 광장 바닥에 그려진 태극기의 음양 문양도 주변의 단풍과 멋지게 어울린다.

정문에서 100여 미터 정도는 은행나무 길이 이어진다. 빨갛고 노랗게 물든 나무들 사이로 거리낌 없이 돌아다니는 청설모가 자칫 무료해질 수 있는 산책길을 심심치 않게 한다. 산책길 끝 무렵에 이르면 연못(동편연못)도 만날 수 있다. 유유자적하게 수면 위에서 노니는 오리와 물에 비친 가을단풍 모습을 한 폭의 그림처럼 감상할 수 있다.

동편연못에서 서쪽 방면으로 넘어가면 한국학 학술정보관이 눈에 들어오고, 조금 더 걷다보면 학의정이라는 정자가 나타난다. 서울 창덕궁의 정자 애련정을 본따 만들었다는 게 한중연 관계자의 설명이다. 단풍, 연못, 그리고 물 속 잉어가 가을 풍경화를 그려낸다.

최근 신축된 청계학당은 한중연의 한국학 연구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곳이다. 전국의 주요 서원을 모티브로 설계했으며 한옥의 누각은 병산서원의 만대루를 표본으로 삼았다. 현판은 퇴계 이황 선생의 종손이 직접 썼는데, ‘청’ 글자만 70번을 다시 썼을 정도로 정성을 쏟았다는 후문이다. 향후 전시, 체험, 다문화 페스티벌 등 다양한 프로그램 진행 장소로 활용할 예정이다.

학의정, 청계학당이 맞닿은 곳에는 한국학대학원이 있다. 내국인 140 여 명과 35개국 외국인 150 여 명이 공부하는 이곳은 한국학 관련 인문사회과학 분야의 연구중심 대학원이다. 한국학의 내실화와 세계화에 기여할 수 있는 우수한 한국학 학자들을 양성하기 위해 소수정예로 교육하고 있다. 건물 앞 도로를 따라 35개국의 국기가 가을바람에 흔들리는 모습도 볼 수 있다.

김은양 전문위원은 “주민들과 좀 더 가까이 소통하기 위해 방문 프로그램을 마련해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장서각의 고문헌 관리시스템 견학은 매주 화요일 오후 2시부터 4시까지 진행된다. 매주 금요일 오후 2시부터 5시까지는 원내 캠퍼스를 전면 개방해 일반인의 자유로운 출입이 가능하다. 학생단체나 시민사회단체가 방문할 경우에는 별도 연구원 설명이나 장서각 전시관람에 대한 연구자들의 안내도 받을 수 있다.

ellisa9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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