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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치투자]②가치투자의 사례
투자자문 대표에게 듣는 주식투자의 올바른 방법
[헤럴드분당판교=김미라 기자]지난 회에는 '가치투자'라는 모토로 주식투자의 정도를 지향해온 김기주 KPI투자자문 대표에게 진정한 가치투자에 대해 알아보았다. 가치투자야말로 투자로 정당하게 돈을 벌 수 있는 유일한 방식이라는 게 김 대표의 지론이었다.

이번 회에는 지난 회에 이어 가치투자의 진정한 의미에 대한 답을 가치투자의 올바른 사례를 통해 구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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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PI투자자문의 김기주 대표. (사진: 안혜란 인턴기자)



▷가치에 투자해 결과가 좋았던 사례를 소개해 달라.
증권사 매니저 초기 시절의 일이다. 운용상품 중에서 중저가 화장품 업체 한 군데를 투자했다. 이 회사 대표는 '화장품 가격에서 거품을 뺀다'는 가치를 내걸고 회사를 설립했다. 그 가치에 동감해 이 업체가 어려웠던 시절부터 투자를 하게 되었다.

투자를 결정하는 데는 당시 화장품이 기호품에서 필수제로 바뀌고 있었고, 유통방식도 백화점에서 로드숍이나 인터넷으로 옮겨가는 과정이었다는 점도 크게 작용했다. 상위 업체들의 고가시장 주력 현상과 글로벌 시장에서의 경쟁력 확보 등도 충분히 고려됐다.

예상은 적중했다. 이러한 가치들이 높아지면서 주가 역시 수년 사이에 수십 배로 뛰어올랐다. 그러나 훗날에는 이미지 광고나 고급용기 사용 등으로 제품가격이 상승해 유사 경쟁업체들이 늘어나면서 이 기업의 가치가 감소하기 시작했으며 주가 역시 일정 부분 하향 곡선을 타기도 했다.

▷가치와 주가가 반대로 움직인 사례는 없었는지.
증권사를 나와 자문사를 설립한 후 처음으로 투자한 회사가 모 편의점 업체였다. 당시 편의점 업종은 이미 포화단계라는 의견이 많았고 경쟁업체의 진입 등으로 어려움을 겪던 시기였으나, 1인가구 증가와 급속한 노령화에 따라 편의점의 가치가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투자 도중 잇딴 편의점 점주의 자살 소식과 최저임금도 제대로 받지 못하는 아르바이트생들의 어려움 등을 접하면서 과연 이 업체가 사회적 가치를 제대로 창출하고 있는지 회의감이 들었다. 편의점 매출 중 절반이 술과 담배라는 점도 가치를 감소시키는 요인이었다. 결국 고심 끝에 1년 만에 투자를 중단했다.

물론 투자 기간 동안 주가는 올라서 손해를 본 투자는 아니었다. 하지만 투자를 멈춘 후에도 주가가 지속적으로 상승했으므로, 굳이 표현하면 가치와 주가가 반대로 움직인 사례라고도 볼 수 있을 것이다.

▷투자경험 중에 가장 기억에 남는 업체는.
의약품 캡슐을 만드는 모 제조업체에 투자했던 경험이다. 지금은 제약 관련주로 꽤 유명한 기업이지만, 처음 투자할 때는 시가총액 수백억 원 수준의 잘 알려지지 않은 소기업이었다.

당시에는 제약업종의 가치를 인지하고 관련 기업에 투자하고 싶어도 어떤 신약이 개발될 지, 어떤 제약사가 먼저 개발에 성공할 지 도대체 알 수 없는 상황이었다. 방향을 바꿔, 모든 제약에 들어가는 재료는 무엇인지, 제약업종의 성장에 따라 함께 성장해나갈 기업은 없는지를 물색하다가 찾은 업체였다.

이 업체처럼 오랜 기간 보이지 않는 곳에서 아무도 몰라주더라도 묵묵히 가치를 창출하고 있는 기업을 찾아 투자하고 그 가치를 남들이 알아주기 시작할 때, 가치투자자는 가장 행복한 순간이 아닌가 싶다.

▷사례들을 종합하면, 가치에 투자하면 결국 주가는 따라온다는 말인가.
일부만 동의한다. 사실 많은 가치투자자가 "주가는 언젠가 가치를 따라온다"고 말한다. 하지만 가까운 미래를 함축한 '언젠가'라는 말은 의미가 없다. 시대를 앞선 가치의 경우 여러 세대 후에나 그 가치를 인정받을 수도 있는 것 아닌가.

비록 여기에서는 가치와 주가를 동시에 얘기했지만, 개인 의견으로는 그 두 가지가 전혀 별개의 것이라고 본다. 다시 말하지만 가치투자를 했다면 주가가 아닌 가치의 변화로 투자의 결과를 말하면 된다. 흔히 사람들은 돈이 되지 않는 일은 가치가 없는 일이라고 치부하고 있다. 그러나 진정한 가치는 오히려 돈과 관계없는 곳에서 나오는 게 일반적이다. 돈(주가)은 가치를 숫자로 표현하는 한 가지의 수단일 뿐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b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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