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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법률]⑬등기의 공신력

기사입력 : 2016.0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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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분당판교]등기는 부동산을 거래할 때 챙겨야 할 가장 중요한 공부(公簿)다. 하지만 등기에는 ‘공신력’이 없다. 공신력이란 등기된 권리관계 그대로 법적인 효력을 인정하는 것이다. 그런데 공신력이 없다면 등기부등본에 나타난 권리관계가 진정한 것이 아닐 수 있으며, 등기만 믿고 거래했다가 큰 낭패를 볼 수 있다는 말이다. 등기절차의 형식성 때문이다. 등기공무원은 등기권리자와 등기의무자가 제출한 서류만 검토한 뒤 등기를 해준다. 등기의 실제관계는 전혀 심사하지 않는다. 등기공무원이 현장답사 등을 통해 등기신청서류의 내용을 일일이 확인한다면 거래안전은 크게 강화될 것이다. 하지만 국가는 막대한 비용을 감당해야 한다. 등기공무원에게는 수사권도 없다.

이런 문제점에도 불구하고 등기는 '공시'의 역할을 한다. ‘공시의 원칙’에 따라 물권(소유권, 저당권 등)의 존재나 변동은 언제나 외부에서 인식할 수 있는 표상, 즉 공시방법을 수반해야 한다. 거래의 안전과 법률관계의 명료화를 위해서다. 민법은 공시방법을 갖추지 않으면 제3자에 대한 관계에서는 물론 당사자 사이에서도 물권변동이 발생하지 않는 것으로 하는 ‘형식주의’를 취한다. 즉 공시방법을 갖추어야 비로소 권리변동의 효력이 발생한다. 등기는 부동산에 관한 공시방법이다.

위의 두 가지는 상당히 모순적으로 들린다. 그런데도 어떻게 양립할 수 있는가? 물권변동에는 ‘진정한 권리자’와 ‘선의의 제3자’ 중 누구를 보호할 것인지가 종종 문제가 된다. 민법은 부동산물권의 변동에서는 ‘진정한 권리자’의 보호를 우선시 한다. 따라서 거래의 안전성은 어느 정도 희생된다. 다시 말해, 등기를 통해 물권변동의 효력이 발생(=공시의 원칙)하더라도 나중에 진정한 권리자가 나타나 등기를 무력화(=등기가 공신력이 없다)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처럼 등기의 효력은 완벽하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등기는 상당한 힘이 있다. 대표적인 힘이 '등기의 추정력'이다. 어떤 등기가 존재하면 그 등기의 유무효와 관계없이 등기가 형식적으로 존재한다는 사실로부터 등기된 대로의 권리관계가 존재하리라는 ‘추정’을 일으킨다. 추정의 기본적 효과는 증명책임과 관련된다. 등기의 추정력에 의해 등기된 권리가 실제로 존재하는 것으로 추정되므로, 이와 양립할 수 없는 사실을 주장하는 자가 그 사실에 대한 반대증거를 제출해야 한다.

예를 들어 소유권이전등기의 추정력은 다음과 같은 경우에 깨어진다. 전 소유자가 사망한 뒤에 그 명의의 등기가 경료(필요한 절차를 마침)된 경우, 전 소유명의자가 허무인(존재하지 않는 사람)인 경우, 등기명의자가 매수인이 아님이 증명된 경우, 등기절차가 적법하게 진행되지 않았다고 볼 만한 사정이 증명된 경우, 전 소유자 아닌 자의 행위로 등기되었음이 명백한 경우, 등기의 기재 자체에 의해 부실등기임이 분명한 경우 등이다.

다행히, 각종의 특별조치법에 의한 등기의 추정력은 일반적인 등기의 그것보다 훨씬 강하다. 만일 어떤 임야를 사정(査定)받은 사람이 있는데, 나중에 ‘임야 소유권이전등기에 관한 특별조치법’으로 다른 사람이 그 임야의 소유권보존등기를 경료받은 경우를 생각해보자. 이 때는 후자의 등기가 적법한 절차에 따라 마쳐진 것으로서 실체관계에 부합하는 등기로 추정된다. 전자가 소유권을 인정받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 전자는 특별조치법에 따른 후자의 보증서와 확인서가 허위 내지 위조라는 것을 주장하고 입증해야 한다.

용어 설명
사정(査定): 일제강점기 조선총독부는 전국적인 조사사업을 벌여 토지를 측량하고 실소유자를 파악했는데, 그 결과에 따라 소유권을 인정해준 것을 사정(査定)이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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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구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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