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김천(51세)은 '항상 변화하는' 자연과 인간에 대한 성찰을 화폭에 담아내는 화가로 알려져 있다. 친구인 이정목 유한대학교 교수는 "인간과 자연에 대한 근원성을 탐구하며, 사물의 영원한 가치를 거부하는 작가"라고 평했다. 때로는 산과 바다의 경계가 모호하고, 때로는 나무를 이파리 하나까지 정성들여 표현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나무는 종교나 신화에서 영혼이 깃든 사물로 인식되어 왔다.
달빛그리기, 92 * 182cm, 패널에 혼합재료, 2014
이번 전시회 주제인 '보임(保任)'도 이 연장선 상에 놓여 있다. 보임은 깨달은 뒤에도 계속 갈고 닦는 수행법으로, 사물의 본질에 대한 끊임없는 성찰을 의미한다. 한 곳에 머무르지 않는 시각, 깨달았다고 자만하지 않는 태도가 이 화가의 화풍과 닮았다. 물론 보임은 우리말로 '보인다'라는 중의적 의미로 해석될 수도 있다.
이번에 내놓은 작품들은 전작에 비해 무채색으로 덧입힌 게 많으나, 50대에 접어든 20년 전업작가의 내적 변화를 자연스럽게 반영한 것으로 보여 향후 변화도 주목된다. 오픈행사는 오는 23일 오후 5시에 서울 합정동 소재 미르갤러리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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