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치워크는 여성스러운 작품이다. 천 조각 형태의 타일과 사각판의 디자인이 상당히 예쁘다. 카드를 던지거나 주사위를 굴리는 다소 액티브한 행위도 없다. 선택한 타일을 퀄트판에 취향대로 맞춰놓고 말을 옮기는 게 전부다. 여성과 플레이하는 남성은 거의 페미니스트 위치에 오른다.
다면적인 사고를 해야 한다는 점에서도 여성의 특성에 가깝다. 자원 수급, 타일(천 조각) 가치 판단, 타일 배치 계획, 도형 특성, 시간 관리 등을 동시에 생각해야 한다. 단순해 보이지만 브레인 버닝 게임으로 불리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게임에 지더라도 크게 실망하지 않으면서 다시 판을 벌리고 싶은 것도 패치워크의 묘한 매력이다.
예쁜 이불을 조각 조각 꽤매는 듯한 재미와 다면적 사고를 요구하는 패치워크의 게임 룰을 보드게임 전문가의 설명을 통해 소개한다.
◇퀄트판에 천 조각을 가득 채우는 것이 목표...다면적 사고와 깊은 수읽기 필수
각자에게 9×9 공간의 퀼트판이 주어진다. 여기를 가능한 천 조각을 가득 채우는 것이 게임의 목표이며 빈 칸은 감점이다. 그리고 각자 시작 자금으로 단추가 5개씩 주어진다. 단추는 게임에서 천 조각을 구입하기 위한 돈 역할을 하며 끝나고 남은 돈은 점수가 된다. 천 조각은 원 모양으로 늘어 놓고 시작 위치에는 말을 놓는다. 천 조각의 원 중앙에는 두 플레이어의 남은 시간을 보여주는 사각형 판을 놓는다. 준비는 이것으로 끝난다.
이 타일은 단추 7개로 살 수 있고 시간이 6만큼 흐른다.
자신의 차례는 3지선다이다. 현재 말이 놓인 곳을 기준으로 가장 가까이 있는 있는 천 조각 타일 3개 중 1개를 구입하는 것이다. 모든 천 조각에는 단추를 몇 개 내야 살 수 있고, 이것을 붙이면 시간이 얼마나 흐르는지가 기본정보로 나와 있다. 일부 천 조각은 게임 중간에 단추를 벌어주는 특별한 기능을 한다. 단추를 벌어주는 조각을 초반에 많이 붙일수록 게임이 잘 풀리는 것은 당연하다.
구입할 타일을 골랐다면 말을 타일이 있던 위치로 옮기고 구입한 타일을 가져와 퀼트판에 놓으면 된다. 그리고 사용한 시간을 사각판에 체크하면 차례는 끝난다. 게임 중 차례는 교대로 하는 것이 아니고 현재 시간이 더 많이 남은 사람이 하게 되어 있다. 그래서 시간 활용에 따라서는 한 사람이 연속으로 차례를 진행하는 일이 생길 수 있다. 매 턴 플레이는 항상 뒤에 있는 사람부터 한다.
타일은 일반적으로 큰 사이즈일수록 나중에 받을 감점을 줄여주고, 모양이 너무 복잡하지 않아야 다른 조각과 맞추기 좋다. 시간도 적게 소모한다면 금상 첨화일 것이다. 물론 이런 타일일수록 비싸기 마련이다. 타일은 가치가 천차만별이다. 싸지만 다른 조각과 모양이 잘 맞지 않는 타일, 모양은 괜찮지만 시간이 많이 지나가는 타일, 어떤 상황에서도 가격 대 성능비가 좋은 타일이 있는가 하면 보통은 나쁘지만 때로는 신의 한 수가 되는 타일도 있다.
이렇게 3지선다를 반복하며 말 하나를 두 사람이 같이 쓰기 때문에 상대의 움직임을 예측할 수 있다면 완벽한 계획이 가능하다. 깊은 수 읽기를 바탕으로 상대를 제압할 수 있다.
타일 모양과 함께 고려해야 하는 것은 자금 사정이다. 단추가 없으면 타일을 구입할 수 없으며 시간을 보내고 보낸 시간만큼 단추를 벌게 된다. 타일을 구입하지 못하고 시간만 버리는 것은 손해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도형에 대한 감각과 함께 경제적인 감각도 요구한다. 일정 시간마다 단추를 벌어주는 천 조각은 게임 초반에 구입하면 보통 게임이 끝날 때까지 구입 비용 이상을 벌어주기 때문에 이익이지만 가격이 비싸서 초반에는 무리를 해야 구입이 가능하다. 무리할 가치가 있는지, 얼마나 이익을 보는지 계산해야 한다.
두 사람의 시간이 모두 소모되면 게임은 끝난다. 남은 빈칸은 -2점, 남은 단추는 1점씩, 그리고 7X7의 빈 틈 없는 공간을 만들면 보너스 점수를 얻는다.
게임 룰 설명·사진=코리아보드게임즈 김성일 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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