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드게임 활용 수업은 현대 수학교육의 방향과도 맞아떨어진다. 수학교과서는 점점 실생활과의 연계를 강조하는 방향으로 변했다. 이른바 스토리텔링 수학 교육이다. 보드게임을 활용하면 굳이 멀리서 특별한 사례를 찾을 필요가 없다. 여러 보드게임에 수학 원리가 숨어 있기 때문이다.
게임의 수학 원리를 아이들과 토론하다 보면, 실생활과 수학을 접목하는 교육 목표가 자연스럽게 달성될 수 있다. 더욱이 게임 고유의 재미는 아이의 흥미를 유발해 학습 동기도 자극할 수 있다.
학교 수업에 보드게임을 활용하기 위해서는 교과 과정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제시된 성취 기준에 부합하고 학생의 인지 능력도 고려한 게임을 선정해야 한다. 이러한 차원에서 실제 교과과정과 연계해 활용할 수 있는 보드게임, 그 중에서도 도형과 관련된 보드게임을 소개한다.
◇블로커스(연계과정: 초등학교 3학년 평면도형)
아이들은 추상적인 이해력이 부족하다. 평면도형에서 아이들이 익혀야 할 핵심 개념으로는 변과 꼭지점이 있는데, 정의 자체는 추상적이므로 교구를 활용하면 좋다. 특히 다양한 모양의 블록을 직접 만지고 뒤집고 돌려보는 체험이 아이들에게는 도움이 된다.
인지발달과정 상으로도 이와 같은 체험 활동은 필수적이다. 피아제는 추상적인 개념을 논리적으로 다룰 수 있는 형식적 조작기에 다다르기 위해, 우선 구체적 조작기를 거쳐야 한다고 말했다. 구체적 조작기란 실제 물건을 논리적으로 다룰 수 있는 단계를 뜻한다. 자신 앞의 구체적 물건을 탐구하고 다루면서 점차 추상적 개념에 대한 이해를 발달시킬 수 있다는 얘기다.
블로커스의 블록은 정사각형을 여러 개 이어 붙인 다각형이다. 이런 다각형을 폴리오미노라 하는데, 테트리스 게임에 등장하는 다각형과 비슷하게 생겼다. 이러한 블록은 게임 본래 목적 외에도 다양한 방식으로 활용할 수 있다. 블록을 사용해 특정 모양을 만들어도 되고, 블록의 이동에 따른 모양을 아이에게 직접 보여주는 데도 좋다.
게임규칙 자체는 평면도형의 핵심개념인 변과 꼭지점에 대한 이해를 필요로 한다. 블로커스는 참가자들이 차례대로 블록을 1개씩 게임판에 놓는 게임이다. 블록을 놓을 때는 규칙이 있다. 앞서 놓았던 블록과 꼭지점이 닿되 변끼리는 닿아선 안 된다. 따라서 게임 전에 각 블록을 보면서 꼭지점과 변을 찾는 예비활동이 필요하다. 게임을 통한 반복은 방금 배운 수학적 정의에 익숙해지도록 돕는다.
◇우봉고(연계과정: 초등학교 3학년 평면도형의 이동)
평면도형의 이동은 주어진 평면도형을 밀거나 뒤집거나 특정 방향으로 돌리는 것을 의미한다. 도형 이동 후 나타나는 모양을 인지하는 데 초점을 맞춘 과정이다. 퍼즐을 풀며 아름다운 보석을 모으는 우봉고가 이에 적합한 보드게임이다.
우봉고는 아프리카 스와힐리어로 '두뇌'란 뜻이다. 두뇌의 순발력을 겨루는 게임으로, 다양한 타일을 퍼즐판의 빈칸에 맞게 채워야 한다. 퍼즐을 가장 빨리 푸는 사람은 좋은 보석을 얻을 수 있다.
퍼즐판은 총 36개이고 양면이다. 각 면은 난이도가 달라, 실력 차가 클 경우 면을 달리해 난이도를 조절할 수 있다. 퍼즐판의 개수가 좀 적다는 느낌이 들지만, 실제로는 면 당 문제가 6개이기 때문에 총 432개(36개판×2면×6문제)의 문제가 있는 셈이다.
퍼즐판에는 격자도 그려져 있어 편리하다. 게임을 진행하면 격자의 칸을 따라 타일을 여러 방향으로 옮기게 되는데, 타일을 옮긴 후 나타난 빈칸은 이동 후 타일이 차지하는 공간을 알기 쉽게 보여준다. 타일을 뒤집거나 돌린 후의 모양도 격자 위에서 바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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