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분당판교]흔히 바이오산업이라면 신약, 줄기세포, 바이오시밀러 같은 치료제 또는 진단시약 정도를 떠올린다. 하지만 바이오 경제에서 말하는 바이오산업은 여기에 국한되지 않고 무궁무진한 확장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다. 일상 생활에서 쓰는 화장품, 건강 기능성 식품도 바이오산업에 포함되며 IT 와 융합된 의료장비, 웨어러블기기, 재활로봇도 미래 바이오산업의 핵심이 될 전망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판교 지역은 ICT 중심의 테크노밸리로 조성된데다 여러 바이오기업들이 자리잡고 있어 ICT와 바이오기업이 융합할 수 있는 최적의 지역으로 손꼽히고 있다.

◇판교는 바이오벤처의 집적지
판교테크노밸리에는 많은 바이오벤처들이 입주하고 있다.

의약품을 연구개발하는 한국파스퇴르연구소 건물에는 이 연구소와 여기에서 분사한 신약개발 기업 큐리언트가 입주했다. 최근 코스닥에 상장된 면역진단키트 개발·제조업체 에이티젠과 항체를 이용한 자가면역질환 및 희귀질환 치료제 개발업체인 이수앱지스도 이곳에 있다.

맞은편 이노밸리에는 의약품을 제조하는 휴온스와 천연물 소재를 연구하는 내츄럴앤도텍, 화장품 분야의 코스맥스 등 6개 기업이 포진했다.

바이오기업 최대 집적지인 코리아바이오파크는 22개의 바이오기업이 컨소시엄을 구성해 2005년부터 2011년까지 6년에 걸쳐 조성한 세 개의 건물로 이루어졌다. 이 건물은 공중에서 보았을 때 바이오를 상징하는 염색체 형태를 보이고 있다. 코리아바이오파크에는 약 42개 기업 들이 입주했다. 이 중 항체융합단백질 치료제의 원천기술 '하이에프시(hyFc)' 및 유전자 치료제를 개발하는 제넥신, 최근 관절염 진통소염제인 아셀렉스를 개발하는 데 성공한 크리스탈지노믹스, 산업바이오의 대표기업 아미코젠 등 12개 기업이 코스닥에 상장되어 있다.

메디포스트 사옥에는 줄기세포 치료제로 카테스템을 출시한 메디포스트와 보톡스 연구를 통해 미국 에러건사에 기술이전한 메디톡스가 있다.


차병원그룹은 판교에 약 6만6,000㎡ 규모의 차바이오 컴플렉스를 설립해 맞춤형 줄기세포 치료제 개발을 진행하고 있으며, 차바이오텍, 듀비웰, CMG 제약 등 바이오 관련 기업이 입주했다.

서판교에 위치한 코스닥 상장업체 젬백스앤카엘는 췌장암치료 신약 리아백스주 및 전립선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다


◇바이오 벤처캐피탈의 판교 진출
판교에는 바이오 투자를 전문으로 하는 바이오 벤처캐피탈도 입주하고 있다.

미래에셋벤처는 미래에셋벤처타워의 실질적 운영을 담당하면서 2012년 판교테크노밸리에 자리잡은 투자기업들의 벤처타워 입주를 도맡았고, 판교테크노밸리 조성 초기부터 이곳의 안착을 위해 벤처기업 인큐베이팅 등 선구적 역할을 해왔다. 물론 벤처캐피탈 본연의 좀 더 폭넓은 투자활동 전개를 위해 상당수 조직이 서울사무소로 이전할 계획이지만, 관리팀 등은 미래에셋벤처 본사에 남아 판교테크노밸리 벤처기업의 인큐베이팅, 밸리 내 주요 기업들 간의 커뮤니케이션 활동 등을 계속 진행할 예정이다. 미래에셋벤처는 최근 모태펀드의 해외진출 분야 위탁운용사로 선정돼, 모태펀드 출자금 160억 원을 기반으로 미래에셋증권, 미래에셋캐피탈, 미래에셋벤처 등 그룹 주요 계열사들의 출자를 더해 총 400억 원 규모의 '미래에셋글로벌투자조합' 결성을 마무리짓고 있다.

판교 투썬빌딩에는 벤처캐피탈사인 투썬인베스트와 창업인큐베이팅 전문기업인 투썬벤처파트너스가 입주해 있다. 지난해 11월 산업은행과 IBK기업은행이 함께 조성한 800억원 규모의 ‘글로벌파트너십 펀드’ 운용사 6개 펀드 중에 선정돼 현재 456억원 규모로 운용 중이다. 또한 매년 '투썬 투자기업 선발대회'를 개최해 우수한 사업 아이템을 보유한 예비창업자 및 창업 기업을 발굴, 창업 자금을 투자하고 있다.

영풍제지 자회사인 레고인베스트먼트도 판교역 부근에 위치하고 있다.

이민석 서원대학교 겸임교수. 전 한국바이오협회 대외협력실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