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러한 관점에서 보드게임 '세트(SET)'와 '할리갈리 익스트림'은 구체적 조작기와 형식적 조작기에 인지발달을 키우는 데 도움을 주는 게임으로 손꼽힌다. 재미는 물론 집중력과 순발력 향상에도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집중력, 인지발달을 키우는 보드게임_세트와 할리갈리 익스트림
보드게임 '세트'를 시작하기 위해 12장을 펼쳐놓은 모습
세트는 81장의 각기 다른 카드로 구성됐다. 이들 카드는 색깔, 모양, 개수, 음영의 네 가지 속성이 있고, 각 속성은 세 가지 종류로 나뉜다. 81장이라는 숫자는 3의 4제곱에서 나왔다.
게임방법은 바닥에 펼친 12장의 카드에서 3장의 '세트'를 가장 먼저 찾는 사람이 '세트'를 외치며 그 카드 3장 모두를 가져가고, 게임종료 후 가장 많이 카드를 확보한 사람이 이기게 되는 단순한 게임이다. 문제는 '세트'를 남보다 빨리 찾아내는 인지 능력이다. '세트'는 카드 3장이 앞서 언급한 네 가지 속성이 모두 같거나 모두 달라야 한다. 즉 색깔, 모양, 개수, 음영이라는 네 가지 속성이 모두 같거나 다른 3장의 카드가 '세트'인 것이다.(구체적 사례는 인터넷 등에서 참조)
이를 인지발달이론과 연결시켜 보자. 구체적 조작기에 해당되는 7~11세에는 사물 간의 관계를 관찰하면서 서로의 공통점과 차이점을 인식하게 된다. 세트에서는 카드의 같거나 다른 특성을 구분해야 되기 때문에 구체적 조작을 통한 인식능력을 높이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형식적 조작기에 해당되는 11세 이후에는 논리적 추론을 통해 문제해결에 관계가 있는 모든 요소들을 동시에 고려하는 조합적 사고가 발달한다. 세트는 네 가지 속성과 세 가지 종류를 동시에 지각해야 하므로 형식적 조작기의 인식능력 향상에 좋은 훈련이 될 수 있다.
이 과정에서 집중력은 필수조건이다. 산만해서는 게임을 이기기 어렵다. 특히 세트는 일반 보드게임과 달리 '먼저 본 사람이 임자'인 실시간 게임이다. 순번대로 돌아가며 플레이하는 게임이 아니어서 순발력이 필요하다. 게임규정에 따르면 세트 3장이 잘못 구성될 경우 이 3장을 모두 반납함은 물론 카드 1장에 해당하는 벌점 1점도 받기 때문에 신중함도 요구된다.
멘사가 추천한 게임 중 최고 수준이다. 여러 번 게임해도 질리지 않는 게 큰 장점이다.
할리갈리 익스트림은 '할리갈리'의 확장판으로서 인지능력을 좀더 넓히는 카드가 추가됐다.
기존 할리갈리는 종류와 개수로 조합된 56장의 과일카드로 구성됐다. 플레이어 순번대로 펼친 카드들 중 같은 종류의 과일이 5개가 될 때 가장 먼저 종을 치는 사람이 펼쳐진 모든 카드를 가져가는 게임이다. 마지막에 가장 많은 카드를 갖는 사람이 승자다. 과일 네 가지와 개수 1~5개가 조합된 심플한 상황에서 같은 종류의 과일 5개를 먼저 인식하면 되므로 초보적인 인식능력만 요구된다고 볼 수 있다.
이에 비해 할리갈리 익스트림은 과일카드에 동물카드를 추가해 모두 72장으로 구성됐다. 조건에 맞는 카드들을 발견하고 종을 침으로써 놓여진 모든 카드를 가져가는 경우는 두 가지다. 하나는 모양(배열)이 똑같은 과일카드가 나올 때이고, 다른 하나는 3종의 동물카드(특수카드)가 과일카드와 일정한 조건에 합치했을 때이다. 예를 들어 원숭이 카드가 펼쳐진 상태에서 이 카드의 배경색인 초록색 과일이 없을 때에 종을 치면 놓여진 카드를 모두 가져갈 수 있다. 동물카드의 배경색과 과일카드의 과일 색깔을 순간적으로 인식해야 되기 때문에 할리갈리보다 더 강한 집중력이 요구된다.
이 게임에서도 종을 잘못 치게 되면 플레이어 모두에게 카드 1장씩 줘야하는 규정이 있어 신중함과 순발력이 적절히 요구된다.
◇글 모르는 아동도 게임 가능...1~2만원 대에서 손쉽게 한글판 구입
세트와 할리갈리 익스트림 모두 글을 모르는 아동도 이용할 수 있다. 다만 세트는 8세 이상, 할리갈리 익스트림은 6세 이상 추천한다고 표시되어 있다. 세트는 1인부터 8인까지, 할리갈리 익스트림은 2~6명까지 게임이 가능하다. 부모와 함께 즐기기에 더할 나위 없이 좋은 게임이다.
두 게임 모두 한글판을 온라인 쇼핑몰, 보드게임 전문점, 대형서점 등에서 1~2만원대에 구입할 수 있다. 일부 온라인 쇼핑몰과 서울 남대문시장의 일부 대형문구점에서는 20% 할인판매한다. 한글판 제조국(원산지)이 각각 벨기에, 독일이므로 품질은 현지 제품과 동일할 것으로 추정된다. 정성스럽게 찾아보면 국내에서도 영문판 또는 독일어판 수입제품을 구입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