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분당판교=황정섭 기자]서울대학교 공과대학(학장 이건우)은 혹등고래와 조개의 생체모방 기술을 적용한 저소음·고효율 팬을 개발했다고 5일 밝혔다. 산학협력 차원에서 서울대 기계항공공학부와 LG전자가 공동연구팀을 구성해 개발했다. LG전자가 최근 출시한 시스템에어컨 실외기 팬에 이를 적용함으로써 상용화에도 성공했다.

공동연구팀은 기존 에어컨 팬이 팬 날개 주변으로 복잡한 공기흐름이 발생해 소음이 증가하고 효율은 떨어지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동물의 생물학적 특징에서 그 해답을 찾았다. 혹등고래와 조개의 뛰어난 움직임에 주목하고 이들의 생물학적 구조가 주변의 공기흐름을 움직임에 유리한 방향으로 바꾸어준다는 사실에 착안한 것이다. 혹등고래는 몸길이 15m, 무게 약 30톤에 이르는 거대한 몸집이지만 가슴지느러미 전단부의 독특한 혹 덕분에 재빨리 먹이를 사냥할 수 있다. 조개 표면의 홈 구조는 포식자를 맞닥뜨렸을 때 빠르게 도망칠 수 있게 해준다.


공동연구팀은 혹등고래 가슴지느러미의 혹 모양과 조개 표면의 홈 구조를 모방한 장치를 개발해 에어컨 실외기 팬에 적용했다. 기존 팬에 비해 소음은 2데시빌(dBA) 저감하고 소비전력은 10% 줄였다. 연구 결과는 지난 1월 국내 특허에 이어 8월에는 신기술 인증도 획득했다. 지난 10월에 출시한 LG전자의 고효율1등급 시스템에어컨 '멀티브이 슈퍼5'에 첫 적용했다.

공동연구팀의 최해천 교수(서울대 기계항공공학부)는 "미래창조과학부의 지원사업으로 다수의 생체모방 원천기술을 보유하고 있다"며 "향후 이 기술을 유체기계와 무인비행체에 적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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