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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살아있는' 거장들의 매력
[헤럴드 분당판교=황정섭 편집장]미술과 음악의 ‘살아있는’ 거장들이 우리 곁에 왔다. 그것도 난해한 모더니즘 류가 아니라 고전주의와 낭만주의 색채가 짙은 ‘인간적인’ 거장들이다. 화가 산드로 키아와 바리톤 마티아스 괴르네가 바로 그들.

◇키아, 환상과 신화展
키아는 이탈리아에서 트랜스아방가르드라는 예술운동을 이끌고 있는 현존 미술계의 거장이다. 트랜스아방가르는 구상회화로의 복귀를 추구하며 전통적인 미술 기법(주로 유화)을 환상적 요소와 결합시켜 ‘행복’을 탐색하는 신표현주의 운동이다.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는 ‘키아, 환상과 신화전(展)’은 이 세계적 작가의 회화 작품 107점이 전시되고 있다. 주로 2000년 이후의 최근작이다.

키아는 지난 1988년 서울올림픽 아트포스터 제작에 참여하면서 한국과 인연을 맺었다. 전시회 관계자는 “오는 9월 키아가 방한해 자신의 작품을 직접 설명하고 홍보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키아의 작품에서는 친숙한 샤갈 풍의 현란한 색채를 비롯하여 세잔, 마티스, 나아가 피카소의 입체파 형상까지 만날 수 있다. 르네상스 전성기를 만들었던 이탈리아 화가의 후예답게 그리스로마신화에서 영감을 받은 작품이 많다, 물론 작가 자신의 인생 경험이 녹아 있는 작품도 상당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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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아, 환상과 신화전展' 홍보물(출처:예술의전당 홈페이지)


이번 전시회의 모든 홍보물을 장식한 작품은 ‘키스’다. ‘키스’ 연작은 단순하면서도 강렬한 붓놀림과 색채로 관람객의 발길을 단숨에 멈추게 한다. 작품 설명서에 따르면, 남녀 사이의 관능적인 기류 속에서 황홀과 좌절, 두려움과 포기, 소유와 잃어버림의 복합적인 감정을 읽어낼 수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 놀라운 것은 키아가 63세의 나이(2009년)에 이 연작을 그려냈다는 점이다. 키스하는 남자의 목덜미가 붉게 물든 모습에서 이 거장의 ‘청춘’을 발견하게 된다. 이 전시회의 도슨트는 “작품마다 육체적 사랑과 정신적 사랑을 구분해 표현했다”면서 “키스 연작을 9점이나 대거 전시한 것은 아시아에서는 최초”라고 말했다.

평일 하루 3회 실시되는 도슨트의 설명은 이해에 큰 도움이 된다. 현학적인 표현을 배제한 채 작품 감상에 필요한 미술적 배경과 포인트를 관람객 눈높이에 맞게 설명하는 데 주안점을 두고 있다. 도슨트의 설명을 들은 후 다시 한 번 그림을 음미하면 감수성이 배가 된다. 우르르 몰려다니는 것이 싫다면 좋아하는 작품 앞에서 오디오 가이드를 통해 설명을 들을 수도 있다.

▷10월 4일까지, 오전 11시~오후 8시 (매월 마지막 주 월요일 휴관)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 2층
▷성인(만19세~65세) 13,000원, 청소년 10,000원(만13세~18세), 어린이(만4세~12세) 8,000원
▷문의: 1666-3539


◇바리톤 마티아스 괴르네 리사이틀
괴르네는 독일 가곡(리트)의 살아있는 거장이다. 사상 최고의 미성(美聲)으로 일컫는 프리츠 분덜리히가 1966년 36세에 요절하고, 불멸의 리트 성악가 디트리히 피셔 디스카우가 2012년 세상을 떠난 후 페터 슈라이어와 함께 리트 거장의 명맥을 잇고 있다. 그러나 슈라이어가 80대의 고령이어서 거의 활동하지 않는 점을 감안하면 아직 40대 후반인 괴르네의 존재는 더욱 중요해진다.

오는 9월 성남아트센터에서 열리는 ‘바리톤 마티아스 괴르네 리사이틀’은 이 현존하는 세계적 리트 성악가를 만날 수 있는 기회다. 괴르네는 10년 전 성남아트센터가 개관했을 때 첫 방한한 이래 2006년과 2009년에 세종문화회관에서 독창회를 여는 등 이번이 네 번째 한국 공연이다. 그만큼 한국 성악 애호가에게는 친숙한 인물이다.

괴르네는 영국의 유명 클래식음반 레이블인 하이페리온이 제작한 슈베르트 성악곡 전곡앨범 ‘슈베르트 에디션’에 참여했다. 이 에디션 중 30집 ‘겨울나그네’로 1997년 타임지가 선정한 ‘올해의 베스트 음반상’을 받으며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이후 남성적인 강한 외모와는 달리 따뜻하고 감미로운 미성으로 세계적인 명성을 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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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리톤 마티아스 괴르네 리사이틀' 홍보물(출처:성남아트센터 홈페이지)


이번 공연에서는 낭만주의 음악가 프란츠 슈베르트와 로베르트 슈만의 리트를 들려준다. 1부 슈만의 곡으로는 독일 아이헨도르프의 시에 의한 연가곡 '리더크라이스' 작품번호39를 공연할 예정이다. 이 작품은 아내 클라라와 행복하게 지내던 시절에 12개 곡으로 작곡했으며, 자연의 풍경과 평소 꿈꾸어 온 모습을 낭만적인 이미지로 표현했다.

2부는 슈베르트의 아름다운 리트로 장식된다. 딱딱한 어감의 독일어를 아름다운 리트로 승화시켜 오늘날 수많은 사람의 가슴을 떨게 한 슈베르트의 감성을 확인할 수 있다. 600여개에 이르는 슈베르트의 리트 중 12곡을 들려준다. 흔하지 않은 곡이라도, 공연 전에 제목과 간단한 설명만 확인하고 들으면 그 느낌을 함께 할 수 있을 것이다.

피아노는 전문적인 가곡 반주자인 알렉산더 슈말츠가 맡는다. 여러 레이블과 방송국에 녹음을 남기고 있으며, 최근 작품으로는 하모니아 문디에서 진행한 괴르네와의 슈베르트 에디션이 있다.

참고로 괴르네의 음반은 앞서 언급한 하이페리온 레이블의 슈베르트 에디션 ‘겨울나그네’와 하모니아 문디 레이블의 슈베르트 에디션 3집 ‘아름다운 물방앗간의 아가씨’가 유명하다. 하모니아 문디 에디션은 현재 9집까지 발매되고 있으며, 3집, 6집(백조의 노래), 9집(겨울나그네)의 연가곡을 제외하면 단곡들이다. 이번에 괴르네와 함께 하는 반주자 슈말츠의 곡은 5집에 수록되어 있다.

▷9월 19일 오후 5시(1회 공연)
▷성남아트센터 콘서트홀
▷VIP석 100,000원, R석 70,000원, S석 50,000원, A석 30,000원
▷문의: 031-783-8000

jshwa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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