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2일까지 성남시 산성로 상권활성화를 위한 '산성로 프리사운드' '푸드樂 콘서트' 공연을 찾다
[헤럴드 분당판교=신민섭 인턴기자(서울대)]지난 24일 오후 4시 30분 성남시 수정구 신흥동의 중앙지하상가. 수많은 점포들이 자리 잡은 통로 사이로 김광석의 ‘먼지가 되어’를 열창하는 인디밴드 ‘덤덤라디오’의 노랫소리가 울려 퍼진다. 같은 시간 이 상가 내 다른 공간에선 여성듀오 ‘베니줄리’의 공연이 한창이다. 지하상가에 쇼핑하러 온 사람들이 호기심 어린 표정으로 몰려들었다. 근처 점포상인들도 구경하러 나왔다. 이들은 손을 흔들며 인디밴드의 공연에 호응도 하고, 휴대폰으로 사진을 찍기도 했다. 종합상가 내 한 식당에서 인디밴드 '도리토리'가 공연을 펼치고 있다. (출처: 성남시상권활성화재단)
같은 날 저녁 7시경 신흥역 근처의 종합상가 일대에선 인디밴드 ‘도리토리’와 ‘메리플레인’이 길거리 공연을 펼쳤다. 이들은 길거리 공연에 그치지 않고 주변 상점들을 직접 방문해 미니 콘서트를 선보였다. 때마침 그곳에서 식사를 하던 손님들은 인디밴드의 깜짝 방문에 즐거워했다. 상점 주인들도 덩달아 흥겨워하며 손님들에게 각종 서비스를 제공했다.
두 사례는 7월 17일부터 10월 2일까지 매주 금요일마다 신흥동 중앙지하상가와 종합상가 등 산성로 일대를 무대로 펼쳐지는 ‘산성로 프리사운드’와 ‘푸드樂(락) 콘서트’의 한 장면이다. 성남시와 성남시상권활성화재단은 이 지역 상권 활성화를 위해 홍대 인디밴드들을 대거 초청하여 두 행사를 마련했다. 매주 금요일 오후 4시부터 5시까지 신흥동 중앙지하상가에서는 ‘산성로 프리사운드’가, 오후 6시부터는 신흥역 종합상가 근처에서 ‘푸드樂 콘서트’가 진행될 계획이다.
성남시와 성남시상권활성화재단은 2013년부터 ‘푸드樂 콘서트’ 행사를 진행해왔다. 재작년과 작년에는 수정로 상권활성화구역을 무대로 공연이 이루어졌으며, 올해는 산성로 상권활성화구역을 대상으로 ‘푸드樂 콘서트’가 진행되는 중이다. 여기에 중앙지하상가를 대상으로 비슷한 성격의 ‘산성로 프리사운드’가 같이 열리고 있다.
상권활성화를 위한 초청공연은 다른 지역에서도 무수히 이루어져왔지만, ‘푸드樂 콘서트’의 특징은 공연팀이 직접 식당이나 술집을 찾아간다는 점이다. 성남시상권활성화재단의 강헌수 본부장은 “기존의 초청공연은 특정 공간에 무대를 설치하고 그곳에서 가수들이 노래 부르는 형식이었다. 그렇게 되면 공간적 제약이 크고, 길을 막는 등 공간을 오히려 번잡하게 만든다는 부작용이 있었다. 일회성 행사에 그치고 만다는 한계도 존재했다”며 기존 방식의 한계를 지적했다. 그는 “이를 극복하고자 찾아가는 콘서트를 기획했다. 홍보효과도 더 크고 손님들과 더불어 상인들도 흥을 낼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한다”고 밝혔다.
‘푸드樂 콘서트’의 궁극적인 목표는 이 지역에 새로운 문화를 정착시켜 상권 활성화를 도모하는 것이다. 강 본부장은 “산성로 일대 상권은 장기간 변화를 꾀하는 데 실패해 하락세를 겪었다”며 “‘푸드樂 콘서트’를 통해 주로 젊은이들이 이용하는 산성로 일대 상권에 새로운 젊은 문화가 존재한다는 점을 사람들에게 각인시키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덧붙여 그는 “이 행사를 단순히 문화공연이 아닌 지역의 ‘장소마케팅’으로 봐주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상인들의 반응도 희망적이다. 17일과 24일 인디밴드들이 찾아와 공연을 펼친 한 식당의 주인은 “공연 덕분에 손님들 반응도 좋았고 분위기도 흥겨웠다"며 "아직 많이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조금 더 홍보가 된다면 이런 공연을 통해 손님들이 더 많이 올 것이라 기대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산성로 프리사운드’가 펼쳐졌던 중앙지하상가의 한 점포상인 역시 “상권이 많이 죽었는데, 다시 활성화하는 데 (공연이) 효과가 있을 거 같다”고 말했다.
성남시와 성남시상권활성화재단은 차후에도 계속 ‘푸드樂 콘서트’와 같은 상권 활성화 프로젝트를 진행할 계획이다. 이러한 노력을 통해 부진하던 성남 지역 내 상권들이 다시 살아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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