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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논술전형에 대한 몇가지 질문
[헤럴드 분당판교]논술전형에 대한 입시준비생과 학부모의 질문은 이렇다.

◇내신이 나쁘면 논술전형은 포기해야 하나?
제일 많이 듣는 질문이다. 내신이 3등급 이하면 논술전형을 해봐야 소용없다는 것. 어느 정도 맞기도 하고 틀리기도 한 얘기다. 논술 100% 전형은 모두 없어지고 논술전형에서 ‘논술+학생부’로 합격자를 가리기 때문이다.

문제는 고등학교 간 학력 격차가 엄연히 존재한다는 사실이다. 그런 현실을 대학은 잘 알고 있다. 따라서 논술전형에서 내신이 절대적인 영향을 준다면 매우 불공평한 전형이 될 것이다.

중요한 것은 학생부의 반영비율이 아니라 등급 간 점수 격차다. 논술전형에서 학생부 등급 간 격차는 논술 시험에서 받을 수 있는 최고점과 최하점의 차이보다 현저히 작다. 따라서 내신 때문에 논술전형에서 실패하는 것이 아니다. 논술에서 좋은 점수를 받지 못한 것이다.

물론 합격자의 학생부 자료를 공개한 일부 대학의 발표를 보면 합격자는 내신 8등급 대까지 존재한다. 그러나 그런 합격자는 매우 적다. 입시 논술이라는 것이 단순히 글쓰기 시험이 아니기 때문이다. 논술시험은 독해력을 바탕으로 한 논리적 사고 능력을 검증하는 시험이다. 당연히 학업능력이 우수한 학생이 높은 독해력을 갖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학교 수준에 관계없이 지나치게 내신이 낮은 학생은 독해력 수준도 낮을 테고 그래서 합격자가 나오지 못하는 것이다.

논술전형에서 우선적으로 필요한 것은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맞추는 것이지 내신이 아니다. 그 다음은 대학이 요구하는 수준의 독해력을 키우는 것이다. 몇몇 대학은 전년도 논술 합격자의 수준을 공개하고 있다. 주변 사람들의 얘기를 듣지 말고 대학별 입학처 홈페이지를 방문해 공개된 자료를 검토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독창적이고 창의적인 답안이란?
'톡톡 튀는 답안'이 아니다. 창의성이란 기본적으로 기존의 지식을 충분히 이해한 바탕에서 확장된 사고를 말한다. 마찬가지로 논술의 창의성도 주어진 제시문의 정확한 독해를 바탕으로 이를 심화 확장한 사고를 일컫는다.

이런 점에서 다음과 같은 성균관대학교 발표 자료는 참고할 만하다.

“창의성에만 집착해 지나치게 독특한 주장을 펼쳐 감점 당하는 학생이 적지 않다. 우리가 요구하는 건 ‘주어진 제시문의 아이디어를 심화하거나 다른 영역으로 확대·적용하는’ 측면의 창의성이다. 구체적인 대안을 제시하고 자신의 주장을 뒷받침할 타당한 근거를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

◇논술 문제를 구성하면서 염두에 두는 평가 요소는?
△제공된 재료들의 성격을 정확히 알고 있는가? △제공된 재료들 중 어떤 것을 사용했는가? △선택한 재료들을 어떤 비율로 배합하였는가? △요리를 어떤 식으로 상에 차려 내놓았는가? △요리가 남의 것과 다른 독창적인 맛이 있는가? △요리가 정말 맛있는가? △미리 마련해 놓은 식탁에 어울리는 요리를 만들었는가?

위의 내용은 기존의 유형을 완전히 바꿨다 하여 많은 수험생에게 혼란을 주었던 지난해 고려대학교의 발표 내용이다.

논술을 요리에 비유한 것은 참신하다. 그러나 내용을 잘 읽어보면 대학이 제공한 요리 재료가 무엇인지를 정확히 파악해야 그 재료의 특성을 잘 살린 요리를 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당연히 요리 실력은 필수다. 이런 의미에서 고대 논술은 새삼 바뀐 것이 없다. 출제자가 내게 요구한 것이 무엇인지를 제대로 파악하여 ‘문제가 요구한 대로 답하는 것’이라는 논술의 본질은 그대로이기 때문이다. 문제가 요구하는 대로 독해하는 연습을 하지 않고, 단지 유형에 맞춰 스킬만을 연마한 많은 학생들이 고려대 논술이 바뀌었다는 맹목적인 선입관을 갖게 된 것이다 .

덧붙여 이화여자대학교의 논술 안내 책자에 있는 논술고사의 유의사항도 참고하자.

①제시문과 질문의 요지에 대해 정확히 이해한 후 답변을 시작할 것. 주관적 진술보다는 명확한 근거를 바탕으로 비판적 사고력 중심의 논술을 전개할 것
②주어진 제시문의 내용을 논거로 하여 간단, 명료하게 답변할 것. 문제와 관련이 없는 자신의 상식을 중언부언하지 말 것.
③제시문에 나온 주제들을 정확히 이해하고 이와 관련된 다양한 지식을 활용할 것. 새로운 관점의 제시가 지나친 비약이나 논리적 허구성에 빠지지 않도록 할 것

◇대학이 조언하는 대비법은?
성균관대학교는 논술자료집에서 다음과 같이 조언한다.

①정공법만이 살 길이므로 정상적인 독해 훈련이 가장 중요하다.
②읽기보다는 쓰기에 집중해야 한다.
③글쓰기 훈련을 할 때는 전반기에 충분히 시간을 할애해서, 후반기에는 정해진 시간 안에 답안을 작성해야 한다.
④기출문제를 빠짐없이 풀어야 한다.
⑤연습을 실천처럼, 하루 한 세트를 집중해서 써야 한다.
⑥쓰고 난 후에는 다른 사람에게 평가를 받은 뒤 반드시 다시 한 번 써봐야 한다.
⑦쓰고 싶은 대로 쓰기 전에 쓰라는 대로 써야 한다.

덧붙인다면, 연습은 반드시 '대학'의 기출문제로 하기를 권장한다. 자신이 원하는 대학만이 아니라 다양한 여러 대학의 문제를 풀어보는 것이 좋다. 잘못된 선입관에 빠지지 않고 다양한 문제의 요구사항을 이해하면서 제시문의 관계를 파악하는 훈련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논제의 요구대로 독해해야 하는 논술의 특질을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도 완성도 높은 대학의 문제를 접하는 것이 좋다. '예상 적중' 같은 사교육 기관의 문제에 현혹되지 말고 한 문제라도 더 대학의 기출문제를 접해야 한다.

◇대학이 요구하는 '좋은 답안'을 만들기 위해서는?
다음은 연세대학교 입학처 홈페이지에 있는 논술특강 중 일부다.

①'요약하기' 논제는 제시문에서 주요 논거를 뽑아 핵심어 중심으로 자기 언어로 정리해야 한다.
②논지의 이해를 묻는 논제의 답안은 1/3은 논지 비교로, 나머지는 생각으로 정리해야 한다.
③공통 주제 아래 제시문 간 논지의 연관성과 글의 구성요소 간의 상관성을 파악하여 자신의 생각과 적절하게 연계해야 한다.
④서술의 논리성과 완결성에 충실해야 한다.
⑤각 제시문의 논지를 밝히면서 제시문의 관계 유형을 언급해야 한다.
⑥제시문의 내용을 적절히 활용하면서 자신의 입장을 정리해야 한다.
⑦단문, 두괄식으로 쓰고 서론과 결론은 줄여야 한다.
⑧양비양시론은 피해야 한다.
⑨비논리적인 문장은 쓰면 안 된다.
⑩암기한 교과 지식이나 사실, 단순 수식의 나열은 피해야 한다.
⑪도덕적 기준에 따른 상투적인 결론은 짓지 말아야 한다.
⑫목표만 제시하지 말고 방법까지 제시하면 좋다.

‘하나의 단락에는 하나의 주제만, 한 문장에는 하나의 의미만’. 필자가 꼭 덧붙이고 싶은 말이다. 글쓰기의 기본이기도 하다.

◇논술에도 정해진 답이 있는가?
연세대학교의 논술특강에서는 이렇게 밝히고 있다.

“다양한 답을 유도해서 수험생의 창의적 사고력을 측정한다고 되어 있는데 논술 시험은 답이 여러 가지다. 하나가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정답이 없다. 그런데 논술 문제 중에 어느 정도는 정답은 아니지만 여러분들이 찾아내야 하는 부분들은 있다. 그게 뭐냐면 독해력이다.…이 독해력은, 하나는 각 제시문의 논지를 파악해야 되고, 그 다음에 두 번째는 여러 제시문의 공통되는 주제가 뭔지 그걸 찾아야 한다.”

대신 명백한 오답은 △제시문의 논지와 관계없이 자신의 주장만을 전개한 답안 △주어진 기준이나 관점에서 어긋난 독해를 한 답안 △제시문을 그대로 인용한 답안 △논리의 일관성이 없는 답안 △주어진 논거를 논리적 이유없이 무시한 답안 등이다.


◇덧붙이는 글: 지난해 논술전형으로 고려대학교와 연세대학교에 합격한 15학번 학생들의 조언

“한 논제를 적어도 두 번 이상 써보기를 권한다. 첨삭을 받은 후에 다시 써서 재첨삭을 받으라는 것이다. 많은 문제를 푸는 것이 중요하기는 하지만 그게 다는 아니다. 오히려 한 논제를 여러 번 풀어서 나의 약점이 무엇인지 캐치하는 게 중요하다.” -고려대학교 경영대 합격자

“연세대 예시 문항을 정말 많이 써봤다. 연세대의 생각을 이해하려고 노력했다. 어떤 식의 답변을 좋아하는지를 연구했다고 봐도 될 것 같다. 그렇게 여러 번 읽어보고 그들이 요구하는 것처럼 내 글을 고쳐 쓰기도 했다. 학교에서 원하는 논술 답안이 무엇인지 생각해보는 시간을 많이 가졌다.” -연세대학교 자유전공학과 합격자

“글을 잘 썼을 때를 기억해야 한다. 무엇이 좋았던지를. 잘 쓰겠다는 생각보다는 실수를 하지 않겠다는 생각을 하는 것이 좋다. 아주 잘 써서 합격하는 학생은 많지 않을 거라 생각한다. 그래서 실수하지 않는 것이 중요다. 아주 단순한 것, 단문 쓰기, 예시 들기 등 기초에 충실한 답안을 쓰도록 노력해야 한다.” -고려대학교 서어서문학과 합격자

“고쳐쓰기를 논제마다 3~4번은 했다. 올해 모의 논술은 여섯 번까지 썼다. 지적받은 것은 꼭 고치려 노력했다. 그리고 처음 썼던 글과 마지막 글을 비교하면서 내가 반복하는 실수들도 알게 됐다.”-고려대학교 경영대 합격자

“요약훈련은 정말 중요하다 생각한다. 특히 신문을 활용한 요약훈련은 정말 많은 도움이 된다. 이번에 연세대 논술이 제시문과 문제가 모두 평이해서 독해를 틀린 수험생은 거의 없을 거라 생각한다. 따라서 같은 내용이라도 얼마나 간결하고 명료하게 표현했느냐가 더욱 당락을 가르지 않았을까 싶다. 실제로 이번에 연세대 논술을 보면서 ‘단문으로 명료하게 쓰자’라고만 계속 되뇌며 답안을 작성했다.” -연세대학교 행정학과 합격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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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식 윤진성국어논술 분당분원 원장


김기식 윤진성국어논술 분당분원 원장. 문의 031-714-2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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