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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IT 바람, 판교로 불다]①중국과 손잡는 분당판교 기업들
중국경제 물결이 한국 IT 산업의 메카인 분당판교에도 몰려오고 있다. 일반적인 상거래부터 자본투자까지 형태도 다양하다. 최근 중국의 분당판교 진출현황과 양국 IT산업의 바람직한 협력관계를 3회에 걸쳐 짚어 본다.-편집장

[중국IT 바람, 판교로 불다] 게재순서
①중국과 손잡는 분당판교 기업들
②신사업 키워드도 ‘중국’
③중국시장 개척해 불황 넘는 기업들

[헤럴드 분당판교=오은지 기자] IT제조 장비 업체 A사는 최근 중국계 펀드로부터 약 100억원의 투자를 받기로 했다. 중국 내 시정부 지원금이 포함된 펀드는 한국에서는 기대하기 어려웠던 자금을 한번에 조달해줬다. 연구개발(R&D)에 시일이 오래 걸리고 고급인력을 사용해야 하는 장비 분야는 대규모 자금을 꾸준하게 투입하는 게 중요하다. A사 사장은 “본사도 중국으로 이전할 계획”이라며 “한두 개에 불과한 고객사를 잡겠다고 한국에 있는 것보다 중국으로 가는 게 유리하다고 봤다”고 말했다. 경기 성남시 판교에 위치한 기존 본사에는 인력 몇 명만 남겨두기로 했다.

최근 중국 정부는 앞으로 10년간 반도체 분야에 1조위안(약 180조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시스템반도체 설계 분야에 투자해 하이실리콘, 스프레드트럼 같은 글로벌 기업을 탄생시킨 만큼 메모리 반도체 분야까지 손을 뻗는다는 야심이다. 중국 BOE는 실제로 2020년 안에 삼성전자를 뛰어넘는 메모리 반도체 업체가 되겠다는 구체적인 목표까지 밝힌 바 있다. 태양광, 발광다이오드(LED) 칩, 패키지에 막대한 자금을 투입해 가격 경쟁력으로 밀어붙이는 물량 공세를 반도체 산업에서 재연하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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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델릭스의 제품 P슈도(Pseudo)램(출처: 회사 홈페이지)



이 때문에 국내 업체들도 주요 타깃이 되고 있다. 지난 4월 최대주주가 동심반도체로 변경된 피델릭스는 P슈도(Pseudo)램, SD램 등 메모리 설계 전문 팹리스다. 동심반도체는 중국 동방항신자본지주그룹유한공사가 반도체 사업을 위해 설립한 자회사다.

제주반도체(구 EMLSI)도 지난 26일 윙챔프 인베스트먼츠가 경영 참여를 위해 지분 16.83%를 장외매수했다고 공시했다. 이 회사는 피델릭스와 유사한 S램, PS램, D램 개발 팹리스다.

게임 업계는 이미 중국 자본이 깊숙하게 침투해 있다. 텐센트는 국내 게임 업계에 약 7000억원 가량을 투자하고 있다. 넷마블(5억달러) 등 대형 게임사에도 중국 지분이 상당수 들어와 있다.

기업들이 중국과 손잡는 이유는 다양하다. 첨단 제조업은 국내 모바일 산업 침체 때문에 활로를 뚫지 못하는 상황인데다 벤처투자자(VC)로부터 투자를 유치하기도 어렵다. VC 업계 관계자 중에는 “제조업 분야는 아예 고려하지 않고 있다”며 “제조업 지원용으로 조성된 펀드 이외에는 대부분 소프트웨어(SW)나 게임, 바이오 등을 검토한다”고 말했다. 투자금은 많은데 회수는 어려워 단기 투자 위주인 국내에서는 쉽사리 투자처를 찾기가 어렵다.

중국 시장 진출을 위한 목적도 있다. 중국 펀드를 끌어들여 중국 내 영업망을 구축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게임 업계에서는 중국 업체와 손잡고 퍼블리싱하는 사례가 꽤 있다. 넓은 내수 시장으로 진출해 매출 규모를 키울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중국계 자본에 대한 우려도 있다. 중국이 아직 뒤쳐진 분야에서는 기술 유출 등이 문제될 수 있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올해 초부터 중국 대기업 자회사나 중국계 펀드에서 연락이 많이 오고 있다”며 “기술 유출에 대한 비난도 고려해야 하고 중국으로 본사를 옮기는 조건을 내거는 곳이 많아 고민은 되지만 국내 투자자가 많지 않은 현실에서는 중국행을 고려할 수 밖에 없다” 고 말했다.

onz@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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