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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내 벤처기업, 3차원 공간 판독 기술 상용화 눈앞
인공지능 로봇 '빈 피킹(Bin-Picking)' 기술 구현할 핵심 알고리즘 보유
[헤럴드 분당판교=오은지 기자]국내 벤처기업이 3차원(3D) 공간에서 물체의 모양, 크기, 위치, 자세 등을 판별할 수 있는 원천 기술을 개발해 상용화를 눈앞에 두고 있다. 일단 마이크로소프트 '홀로렌즈' 등 스마트 기기에 들어갈 3D 관련 영상, 콘텐츠 제작에 기술을 제공한다. 향후 로봇 기술의 난제로 꼽히는 '빈 피킹(bin-Picking)' 기술에도 응용할 수 있어 로봇 기술 발전에도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커브서프(대표 안성준)는 '최단거리 최소 제곱법' 수식을 이용한 3D 물체 판독 기술을 적용한 소프트웨어 서비스를 개발, 글로벌 스마트기기 업체에 공급키로 했다고 14일 밝혔다.

3D 판독 기술은 3D 공간을 카메라나 레이더가 스캔하면 그 영상이나 데이터에서 실제 물체의 모양, 정확한 길이·높이·폭, 자세나 휘어짐 등을 정확하게 뽑아내는 기술이다. 그동안 3D 카메라가 사진이나 영상을 찍으면 물체의 표면을 따라 그물(mesh)이 씌워져 있는 것처럼 인식하는 게 전부였다. 그물망은 단순히 공간 속의 x,y,z 좌표를 알려주는 일종의 점구름(point cloud)에 불과하기 때문에 그 물체가 정확하게 무엇인지, 어떤 자세로 놓여 있는지 판독할 수 없었다.

커브서프가 사용하는 기술은 점구름을 분석해 평면, 구, 원기둥, 원뿔, 링 5개 형상 중 무엇인지, 기울기는 어느 정도인지 등을 실시간으로 해석해준다.

만약 정유 공장을 찍어 커브서프 기술과 연동시키면 실시간으로 각 부분별, 부품별 정확한 길이와 폭 등이 찍힌 3D 설계도면을 얻을 수 있다. 공장 설비를 교체하거나 설계를 변경할 때 다량의 설계 도면을 볼 필요 없이 3차원 캐드(CAD)를 이용하면 된다. 홀로렌즈 화면에 실시간으로 물체를 띄워 보여주거나 헤드마운트디스플레이의 증강현실 기능을 이용해 주변 공간을 활용하는 게임에도 적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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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브서프 소프트웨어를 장착한 3D 카메라를 비추면 즉석에서 물체의 형상 판독이 가능하다.



◇10년 전 개발 알고리즘, 마침내 빛 보다
최단거리 최소 제곱법은 자연과학 및 공학 분야에서 난해한 문제로 알려져 왔다. 안성준 대표는 지난 2004년 독일 프라운호퍼IPA 연구원으로 있으면서 '최단거리 최소제곱법에 의한 곡선 및 곡면의 맞춤 알고리즘에 관한 연구(Least Squares Orthogonal Distance Fitting of Curves and Surfaces in Space)'를 주제로 논문을 발표하면서 3D 물체 판독 기술을 선보였다.

하지만 복잡한 연산을 수행해야 해 당시 PC 수준으로는 실시간 판독이 불가능한 상황이었다. 안 대표는 "인텔 '리얼센스'가 처리할 수 있는 점구름의 양이 초당 200만점 가량인데, 당시에는 같은 시간에 100만점도 처리가 힘들었다"며 "알고리즘이 있어도 실제 제품 구현은 어려웠다"고 설명했다.

지난 2006년 성균관대 교수로 재직하던 시절 상용화를 위한 컨소시엄을 구성하는 등 시도를 했지만 여전히 컴퓨팅 기술이 미비해 포기했다.

PC 성능이 향상되면서 논문 발표부터 10년이 흐른 지금 제품화가 가능하게 됐다.

◇3D 측정 온라인 서비스 계획, '빈-피킹'문제 해결에도 도움
회사는 글로벌 대기업과 협력해 이 기술을 상용화 하는 한편 태블릿PC 등 스마트 기기에 장착해 산업용 수요처에 판매할 계획이다. 오는 2017년 이후부터는 온라인으로 실시간 3D 판독을 해주는 서비스를 시작한다는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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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브서프가 판독한 물체의 형상.



이 외에도 응용 분야는 무궁무진하다. 회사는 향후 빈-피킹(Bin-Picking) 기술에까지 쓰일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빈 피킹은 손을 뻗어 물체를 순서대로 집는 동작을 말한다. 언뜻 보면 쉬워 보이지만 로봇으로 구현하려면 수많은 기술이 필요하다. 공간 속에서 물체 위치와 형상을 인지하고 팔을 뻗도록 해야 하고, 잡기 쉬운 자세로 팔과 손을 바꾸고 손가락을 적당하게 구부려 물체를 잡을 수 있어야 한다. 물체의 소재 등을 파악해 손가락에 적당하게 힘을 준 다음 쌓여 있는 기존 물체가 쓰러지지 않도록 각도와 위치, 힘을 조절해 물체를 놓아야 한다.

안 대표는 "지금도 연산량이나 내용이 워낙 방대해 소스코드가 유출되더라도 베끼기가 힘들다"며 "기술 장벽이 높아 당분간 경쟁사가 없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onz@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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