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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엔비디아 게 섰거라" 국내 토종 GPU업체 실리콘아츠, 차세대 기술 선점
빛 실시간 추적하는 '레이트레이싱(Ray-Tracing)' 기술 원천 특허 보유
[헤럴드 분당판교=오은지 기자]엔비디아·AMD·ARM·이매지네이션 등 글로벌 기업들이 장악한 그래픽프로세서(GPU) 시장에서 국내 중소기업이 차세대 핵심 기술을 선점했다. 가상현실(VR)이나 실감영상 구현에 필수적인 빛 추적 기술과 저전력 기술 두마리 토끼를 모두 잡았다.

실리콘아츠(대표 윤형민)는 '실시간 레이트레이싱(Ray Tracing)' 기술을 반도체 칩으로 개발하는데 성공했다고 26일 밝혔다. 회사는 IP에 대한 국내외 특허 등록을 완료했다.

레이트레이싱은 빛의 변화를 추적해주는 기술이다. 가상의 광원에서 나온 빛이 물체에 닿아 어떻게 감쇄되고 반사·굴절·투영되는지 경로를 추적해 실제 공간을 보는 것과 유사한 실감나는 그래픽을 구현해준다. 그림자 역시 실제에 가깝게 구현해 입체감도 줄 수 있다.

이 기술은 그래픽 업계에서 완전히 새로운 개념은 아니다. 지난 1995년 픽사(현재 월트디즈니로 인수)가 애니메이션 '토이스토리1' 시리즈에 레이트레이싱을 활용해 사실감을 표현한 바 있다. 하지만 일일이 빛의 변화를 표현해야 하기 때문에 소프트웨어 알고리즘 크기가 커 서버 200대 가량이 필요했다.

엔비디아나 AMD 역시 레이트레이싱 기술을 제공하고 있지만 전적으로 소프트웨어 기술에 의존하기 때문에 레이트레이싱을 구현하기 위해 트랜지스터를 적게는 30억개에서 많게는 80억개까지 사용한다. 글로벌 업체들이 선보인 레이트레이싱 기술을 사용하면 전력 소모량이 300와트(W) 이상이고, 발열이 커 냉각팬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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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트레이싱을 적용한 화면(오른쪽)과 적용하지 않은 화면. 오른쪽 화면의 그림자와 빛 표현이 선명하다.



◇100원 동전만한 칩크기, 전력소모량 1W
실리콘아츠가 개발한 칩 '레이코어'는 시제품 크기가 2.5cm×2.5cm 가량으로 작고 전력 소모량이 1W에 불과해 별도 냉각팬이 필요 없어 모바일 기기에도 바로 적용할 수 있다. 20나노미터(nm)대 미세공정을 사용하면 크기는 더욱 작아지고 전력 소모량도 줄일 수 있다. 윤형민 실리콘아츠 사장은 "트랜지스터 숫자를 1700만개 가량으로 사용했다"고 설명했다. 초당 처리할 수 있는 광선 숫자도 1억9300개에 달한다.

이 회사 GPU 아키텍처(구조)는 GPU업체가 주로 쓰던 'SIMD(Single Instruction, Multi Data)'가 아닌 'MIMD(Multi Instruction, Multi Data)'다. MIMD는 주로 인텔 멀티코어 프로세서에서 사용하는 구조로 여러 개 입력값을 한꺼번에 연산해 출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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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리콘아츠 칩 '레이코어'을 이용해 구현한 디스플레이 화면. 빛의 음영, 반사, 굴절을 실시간으로 반영한다.



◇모바일 VR기기 소형화, 저전력화 가능
저전력 레이트레이싱 기술을 가장 기다리고 있는 분야는 모바일 VR기기 시장이다. '오큘러스VR', '기어VR' 등 기기는 해상도가 떨어지면 어지러움증이 생기는 등 부작용이 있다. 문제는 한쪽 눈에 4k(UHD, 3840 2160) 해상도 동영상을 보여줘도 사람은 2분의 1 정도 해상도로 인식한다는 점이다. 또 초당 프레임속도(fps)가 60fps 이상이어야 끊김현상을 느끼지 않지만 소프트웨어로 레이트레이싱을 구현하면 그림자만 일부 표현해도 15fps까지 떨어진다.

그렇다고 해상도와 fps를 높이는 복잡한 알고리즘을 사용하면 제품 크기가 커지고 배터리 소모가 커 쉽게 적용하기 힘들었다. 칩 형태의 기술이 절실했다.

윤 사장은 "원천기술 특허를 확보한 덕분에 라이선스 계약 문의가 꾸준하다"며 "이 기술 개발을 시작한지 9년만에 이룬 성과"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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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트레이싱 기술을 사용해 스마트폰이나 스마트워치의 사용자인터페이스(UI)를 손쉽게 3차원으로 구현할 수 있다.


onz@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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