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다시 막 오른 모바일 고급 '두뇌(프로세서) 전쟁'
올해 14·16나노 프로세서 본격 양산... 64비트 삼성·퀄컴·인텔 3파전
[헤럴드 분당판교=오은지 기자]인텔·삼성전자(글로벌파운드리)·TSMC가 올해 14·16나노미터(nm) 반도체 생산(파운드리) 공정을 본격 가동하면서 모바일 프로세서 시장이 다시 한번 재편될 조짐이다. 삼성전자가 플래그십 모델인 '갤럭시S6'에 자사 모바일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를 기본 장착한데다 인텔 역시 ARM과 경쟁할만한 수준의 저전력 AP를 생산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MWC서 '엑시노스'·'스냅드래곤'·'아톰' 신제품 속속 출시
지난 2일부터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2015'에서 각사는 신제품 모바일AP를 발표했다. 삼성전자는 14nm 핀펫(FinFET) 공정 첫 제품인 '엑시노스7420'을 갤럭시S6 주력 AP로 채택하기로 했다. 올해 초까지만 해도 업계는 14nm 공정 수율 문제로 삼성전자가 TSMC 20nm 공정에서 생산한 퀄컴 '스냅드래곤810'을 주력으로 쓸 것이라는 관측이 많았다.

가장 큰 수요처였던 삼성전자 플래그십 모델에서 밀린 퀄컴이 부랴부랴 독자 코어 '카이로(Kyro)'를 이용한 '스냅드래곤820'을 내놨지만 하반기 이후에나 양산이 가능할 전망이다. 실제로 스마트폰으로 출시되는 건 내년 이후다.

모바일 시장에서 존재감을 잃어가던 인텔도 14nm 핀펫 공정을 적용한 코드명 '체리트레일(CherryTrail)' '아톰X5'·'아톰X7'을 선보였다. 지난해까지 태블릿PC 업체들에 마케팅 비용을 지원하는 전략을 쓰면서 모바일 AP 시장 점유율을 회복해가고 있는 상황이다.

이미지중앙

인텔 '체리트레일'



◇퀄컴 아성 무너진다
TI·ST에릭슨·인피니언 등 모바일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시장에서 손들고 나간 지난 2012~2013년 이후 고사양 프로세서 시장은 퀄컴이 평정하는 듯했다. 시장조사업체 애널리틱스는 지난해 모바일 AP 시장 점유율이 퀄컴 52.9%, 애플 16%, 미디어텍 15.1%, 삼성전자 4.2%, 기타 업체11.8%라고 발표했다. 이 중 삼성전자 '갤럭시S' 시리즈나 애플 '아이폰' 시리즈에 들어가는 고사양 칩 점유율만 비교했을 때 퀄컴 점유율은 더욱 올라간다.

이미지중앙

<자료 출처:스트래트지 애널리틱스>



올해는 다르다. 퀄컴에서 가장 큰 물량을 가져가던 삼성전자가 주력 AP를 자사 제품을 선택했다. 20nm에 비해 14nm 핀펫 공정에서 생산한 칩이 전력 효율이 좋다. 같은 성능을 낸다면 선폭이 넓은 칩이 발열량이 크다. 중저가 시장이 있다해도 수익성이 크게 차이 난다.

삼성전자와 인텔이 AP와 베이스밴드를 통합한 칩을 슬슬 내놓기 시작했다는 것도 퀄컴 입장에서는 악재다. 베이스밴드 통합칩이 비용이나 설계면에서 유리해 퀄컴칩을 쓸 수밖에 없었다. 삼성전자는 퀄컴 출신 강인엽 부사장을 영입한 뒤부터 베이스밴드도 독자 개발에 속도를 붙이고 있다. 인텔은 인피니언을 인수하고 최근 롱텀에벌루션(LTE) 통합칩 '아톰X3'를 내놨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퀄컴 내부에서 구조조정 얘기가 지난 연말부터 돌았다"며 "가장 큰 시장이던 한국 영업이 흔들리면서 위기감은 더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공장(팹)과 완제품의 승리?
삼성전자가 14nm AP 시장에서 승기를 잡은 이유는 복합적이다. TSMC와 28nm 경쟁에서 밀려 애플 등 대형 고객사 물량을 상당 수 뺏긴 후 20nm 공정을 건너 뛰고 14nm 핀펫 공정 개발에 주력했다. 칩을 생산한 후 곧바로 스마트폰 완제품 설계에 적용해볼 수 있다는 것도 강점이다. AP는 완제품 운영체제(OS), 카메라모듈 등과 유기적으로 움직이기 때문에 스마트폰 업체와 협업이 필수다.

팹을 보유하고 있다는 것도 도움이 됐다. 초기 수율이 좋지 않더라도 빠른 대응이 가능하고 우선적으로 팹을 지원 받을 수 있다. 인텔이 미세 공정 전환을 세계에서 가장 빨리 하면서 CPU 시장을 석권했던 것과 비슷하다. 또다른 업계 관계자는 "미세공정으로 가면서 퀄컴이 선택할 수 있는 14·16nm 팹이 전세계 3곳(삼성전자·TSMC·글로벌파운드리)에 불과한데 TSMC 회사 기술이 뒤쳐지면서 오히려 삼성 눈치를 볼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14nm 팹 수율이 낮아 생산성이 떨어지기 때문에 삼성과 계약 하더라도 양산시 후순위로 밀릴 수 있다"고 말했다. 업계 전문가는 "팹 운영비 때문에 팹리스(fabless)를 택한 기업이 많아졌지만 고성능 프로세서 시장에서는 자체 팹을 쓰는 게 더 유리해 보인다"고 말했다.

이미지중앙

모바일 AP 시장 변화 분수령이 될 삼성전자 '갤럭시S6(엣지)'[사진제공=삼성전자]



onz@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